초등학교 3학년인 딸이 자전거를 타고 싶다해서
이번 생일 선물로 자전거를 사 주었습니다
해마다 만원미만의 선물을 주다가 올해는 정말 큰맘 먹은거죠
자전거를 아파트 빈공간으로 끌고가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주었어요
뒤뚱거리며 중심을 잡아보려 애쓰는 딸에게 말했습니다
"아래를 보지말고 앞을 봐, 넘어지는거 겁내지 마.
자꾸 넘어져 봐야 안넘어지는 법을 알게 되는 거야"
이십년전 저도 똑같은 말을 들은 기억이 떠올랐어요
제가 열살무렵 우리집은 살림이 넉넉치 못했습니다
일층에서 셋방살이를 했는데
이층 주인집 내또래 아이에게 좋은 자전거가 있었죠
얼마나 부러워했는지 모릅니다
자전거를 너무 타보고 싶어 밤늦게 몰래 가지고 나가 타보다
무릎이며 손바닥, 심지어 턱까지 다쳐서 들어와야했답니다
몰래 자전거를 탄 사실을 안 집주인 아줌마가 내려와
제게 주의를 줄때면 엄마는 죄송하다고 수없이 말씀하셨습니다
자전거를 사줄 형편이 못되니 몰래 타는걸 아시면서도
모르는척 해주시던 엄마는 이젠 타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며칠을 참다가 어느날 또 몰래 자전거를 끌고 나가
뒤뚱거리며 중심을 잡아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균형이 잡히며 슬슬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이상하다 싶어 뒤를 돌아보니
아버지께서 뒤를 든든하게 잡아 밀어주고 계셨습니다
순간 난 혼날 생각에 가슴이 콩딱콩딱 뛰며 겁이나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그때 아빠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 아래를 보지말고 앞을 봐. 넘어지는거 겁내면 자전거 못 타는거야.
많이 넘어져야 안넘어지는 방법 알게 되지"
그 이후로 난 많이 넘어졌지만 금방 자전거를 탈수 있게 되었습니다
세월이 지나 나도 부모가 되어 있는 지금
캄캄한 밤에 남의 자전거로 뒤뚱거리며 타보고 싶어하던 내모습을
뒤에서 보고 계시던 부모님의 마음은 얼마나 아팠을까요?
여전히 딸아인 중심을 못잡고 넘어집니다
하지만 전 압니다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넘어지지 않는 법을
스스로 깨닫게 되리란 것을..
실패하는것도 두려워하지않는 씩씩한 아이로 키우렵니다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은 정말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이란걸
다시 한번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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