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다리 대나무

라디오와 텔레비젼 뉴스에서는 중부지방엔 황사비가 내릴거란 예보가 있었지만 우리가 살고있는 남부지방엔 내일쯤에나 비가 내릴 예정이고 오늘은 해가 맑게 비추어서 남원 자활 후견 기관에서 계획하고 있던 사업단 나들이를 할수 있었습니다. 차타고 멀리가면 피곤함이 쌓여 다음날 일하는데 지장을 주었었기에 이번엔 가까운 곳으로 행선지를 정하고 가까운 담양에 가면 대나무 숲길이 멋있게 조성되어 있다는 말에 담양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도로변의 이정표를 보면서 담양에 도착하여 차를 세우고 그곳 주민에게 죽녹원을 찾아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하느냐고 물어서 단번에 죽녹원을 찾아 갈수 있었습니다. 우리 유기축산 사업단 아홉명은 돌계단을 하나씩 하나씩 밟고 오르며 굳어있던 몸을 풀었지요. 길쭉길쭉한 대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이 일상에 지쳐있는 심신에 청량감을 불어 넣어주었고, 댓잎의 사각거리는 소리를 듣노라니 어느 순간빽빽히 들어서있는 대나무 한가운데에 서 있는 자신이보이고 푸른 댓잎을 통과해 쏟아지는 햇살의 기운을 몸으로 받아내는 기분 또한 신선하였습니다. 죽녹원 안에는 대나무 잎에서 떨어지는 이슬을 먹고 자란다는 죽로차(竹露茶)가 자생하고 있었고,오솔길을 걸으며 죽림욕을 즐기고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 오른 대나무를 올려다보면 그 위세가 사람을 차분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그 누구도 큰소리로 이야기를 하지 않고 조용조용히 소곤거리게 만들었답니다. 한시간 여동안 걸어 다니면서 대나무를 살펴보던 우리 일행은 죽물공예관에 들러 보기로 하고 차를 멈추었습니다. 여기서 제가 잘못 일고 있었던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대나무는 일반대 하고 산죽대 두종류만 있는줄 알았었는데,64종의 대나무가 있음을 알게 되었고, 화분에 심겨진 대나무중에 한죽이라는 가느다란 대는 마치 바늘처럼 가늘어서 참으로 예뻤습니다. 죽공예품을 직접 시연하는 장소도 있었고, 여러가지 죽공예품을 전시해 놓은곳이 있었습니다. 대나무는 세계적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담양에서는 이달말쯤부터 대나무 축제가 열리는데, 도로변엔 축제임을 알리는 대나무로 만든 온갖 삿갓 모양이 매달려 있었습니다. 밤이면 이 삿갓이 불을 밝히겠지요. 다음엔 우리 아이들의 손을 잡고 죽녹원의 오솔길을 걸어볼까 합니다. 사군자 중에 대나무는 겨울을 상징하는 식물이니까 눈내린 겨울에 오면 더 좋겠지만 뜨거운 여름에는 얼마나 시원할까 하는 생각이 들고 봄이나 가을에도 나름대로 좋을것 같다는 마음이랍니다. 남원시 수지면 유암리 199-2 김영수 011-9668-2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