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쯤 학부모와의 상담시간을 갖는다는 연락을 받고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딸아이의 선생님과 상담하는 시간을 갖었답니다.
선생님이 "은진이는 성적이 오르면 부모님께 뭘 해 달랠거니?"하고 물었더니 은진이가 대답하기를 " 책 좀 사 달라고 하고 싶어요."라고 말 하더랍니다.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대답을 듣게되어 더욱 사랑스럽다며 "공부 지도도 조금 더 해 주시고 소원대로 책도 사서 주세요" 하셨습니다.
매주 토요일이면 학교에서 책 두권을 빌려와서 읽고 독후감 숙제를 하는것을 보긴 했었는데, ...
어제도 책 두권을 빌려온 모양입니다.
무슨책을 읽고있나? 하고 궁굼해 져서 아이가 읽고있는 책을 보니 "공짜밥"이라는 제목의 동화책 이었습니다.
공짜를 상당히 좋아하는 저는 책을 한번 쭉 훑어 보았습니다.
책 내용이 저의 생활과 흡사하여 눈을 떼지 못하고 단숨에 90여 페이지의 책을 읽어 내려갔습니다.
학교에서 무상급식을 받고 있는 현우,기남,성희라는 세명의 친구의 삶을 이야기 하는데 눈시울이 뜨거워 졌습니다.
점심시간에 돈가스 하나를 놓고 집으려는 순간 영재와 젖가락이 부딪혔어요.
"야 넌 공짜밥 먹으면서 돈가스까지 더 먹으려고 하냐?양심도 없이."
영재의 말에 옆에 있던 아이들의 눈이 휘둥그레졌어요.
"우리 엄마가 급식비 낸다고 했....어."
말끝이 바르르 떨렸어요.
서울에서 남부럽지 않게 살던 현우는 아빠의 사업부도로 인해 도망하다시피 다른곳으로 이사를 왔고,
두달치 급식비가 미납되어 미납명세서를 받게된 일로 시작되는 이야기가 자기와 형편이 비슷한 친구 <술꾼 아버지와 집나간 어머니 때문에 동생과 어렵게 살아가는>기남이를 알게되고,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소아마비에 언어장애까지 있어서 어눌한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지만> 기죽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그래서 항상 명랑하고 공부도 잘하는 성희의 모습에 감동을 받게 되어 셋이서 잘해 보자고 아자아자 화이팅 하는 모습을 모면서 우리 사회에는 어려운 사람들이 많이 있구나 하는것을 다시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실 우리집도 제가 교통사고로 몸에 장애가 있어서 돈벌이가 시원치 않아 시골에서 살아가지만 아이들 급식을 무상으로 해주고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살아가는데,
먼저 읽은 우리딸 은진이도 다른 친구들에게 기죽지 말고 명랑하게 지냈으면 합니다.
여러분! 자기가 서있는 위치에서 더 높은곳만 바라보지 마시고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바라보면서 서로 도와 주는건 어떨까요?
남원시 수지면 포암마을 김영수 011-9668-2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