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茁)탁(琢)동(同)시(時)

우리 닭이 처음으로 알을 낳았어요. 이 닭은 봄에 저의 단짝 친구 혜린이네 집에서 어미닭이 품어서 부화한 병아리였는데 이렇게 커서 알을 낳게 되었습니다. 저는 병아리가 알 껍데기를 혼자서 쪼아 나오는 줄 알았는데 아빠께서 어느 교육장에 다녀오시더니 간략하여 말씀해 주셨습니다. 아빠께서도 몰랐던 사실이라며 줄탁동시라는 사자성어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줄탁동시'라는 말이 있단다.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올 때 안에서 껍데기를 쪼는 것을 '줄(茁)'이라 하고, 때를 잘 맞추어 어미 닭이 밖에서 알 껍데기를 쪼아 도와 주는 것을 '탁(琢)'이라 한다. 어미가 돕지 않고 병아리 혼자 알을 쪼면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해 죽게 되며, 어미 혼자서 알을 쪼아 깨면 병아리는 죽어서 나오게 된다. '줄'과 '탁'이 조화롭게 어우러져야 한 생명이 태어날수 있게 된다. 라고 아빠께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저는 시골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도시 아이들과는 달리 방과후에는 학원에 다니기가 매우 불편하답니다. 그 이유는 교통이 불편하고 우리 집이 가난하기 때문입니다. 하루에 버스가 3번 드나드는 오지마을이고 아빠는 자활근로를 하기 때문에 어렵게 살아가고 있답니다. 그런데 전라북도와 남원시가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 학교에 다니고 있는 아이들에게 메토링이라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여 혜택을 주고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어요. 멘토링을 어미닭이 알을 품어 부화시키는 것과 비교해 볼 때 멘토선생님은 어미 닭이 되고 우리 멘티는 알 속에 있는 병아리가 되어 혼자 힘으로 하지 못하는 공부를 멘토선생님의 도움으로 차근차근 배워나가고 있답니다. 저와 언니는 주말을 이용하여 지도를 받고 있는데, 주말이면 친척집도 가야하고, 주일에는 교회에도 가야 하는데, 멘토링시간이 있어서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 시간을 쪼개서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게 가장 불편 하답니다. 하지만 멘토 선생님은 얼마나 더 불편하시겠어요. 선생님은 대학생이잖아요. 젊은 나이에 데이트도 해야 할 텐데말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꼬박꼬박 우리집을 찾아 오셔서 저희들을 지도해 주시니 얼마나 고마워요.? 더 나은 내일을 위해선 오늘의 불편함은 참아야 하겠지요. 2학기가 끝날 즈음엔 저의 달라진 점을 많은 사람들이 찾아볼수 있을 거예요. 기대해 주세요. 남원시 수지면 유암리 포암마을 수지초등학교 4학년 김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