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봄이라 그런지 식구들이 입맛이 없는지 끼니때마다
먹는게 시원치않아 오늘은 아침밥 먹자마자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녀석 꼬셔서는 가슴까지 올라오는 물장화를 신고 고기잡을
투망을 들고 오염되지 않은 마을앞 개울가로 가서 고기를 잡았습니다.
한번 획하니 투망을 던질때마다 넓게 펴지는 투망에 붕어, 빠가사리, 메기
가 걸려 나올때마다 아들녀석은 환호성을 지르며 정신없이 가지고온
고무통에 고기를 따 담더니
"아빠. 저도 한번 투망 쳐보게 줘봐요."하기에
"야. 임마 보기에는 쉬울것 같아도 기술이 있어야 넓게 잘 펴지는 것이여.
잘봐 여그 양쪽 손을 이렇게 꽉 잡고 아빠처럼 휙허니 던저봐."하며
시범을 보여주었더니 눈썰미가 있어 투망을 치는데 제법 잘쳐
고기가 많이 걸려 나오지 뭡니까. 그리고는 아예 투망을 차지하고는 주지를
않는 겁니다.
금새 가지고온 통에 물고기가 가득하여 집으로 가지고와 마당가 수돗가에서
깨끗히 손질하여 점심때 묵은김치 넣고 같은 양념을 해서 끓이다.
대파를 쫑쫑 썰어 얼큰히 끓였더니 찌게 국물도 맛있었지만 김치가락을
밥에 척척 걸쳐 다들 밥을 두공기씩이나 비우지 뭡니까.
"요즘같이 입맛이 없을때는 오염되지 않은 이런 시골 계울가에서 자연산
붕어, 빠가사리, 메기를 잡아 묵은 김치넣고 얼큰하게 끓여 먹는맛도
참 쏠쏠하더군요. 냄비에 찌게를 가득담아 점빵에 들여 막걸리 몇병 사서
들고는 동네 노인정에 갔더니 국물한방울 남기지 않고 맛나게 드시는
어르신들을 보니 하찮은 음식이지만 여러사람입을 즐겁게 해주다니
괜스리 제 어깨가 으쓱 해지면서 기분이 좋은 하루였습니다.
내일은 아들녀석과 내변산에 자연산 더덕을 캐다가 술이나 담을까 합니다.
덕형씨 다음에 제가 담아놓은 더덕술에 개울가에서 잡아 끓은 매운탕으로
쇠주한잔 어떨지... 인생 이맛에 사는것 아닙니까?
김양/우지마라
동후/화려한 인생
조황조/거짓말 세곡중에 한곡 부탁합니다. 노래를 워낙 좋아하기에...
부안에서 김용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