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쟁이도 좋다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서울에 사는 여동생이 출산을 앞두고 몹시 힘들어 하기에
여섯살먹은 남자아이 조카 준태를 1년전에 이곳 시골에 데리고와
살고 있는데 며칠전이었습니다.
아이가 유치원에서 집에 올때가 넘었는데도 집에 오지않아 걱정이되어
마을 놀이터에 가보니 초등학교 1학년에 다니는 이웃에 사는 영길이에게
준태가 그러는겁니다.
 
"형아야. 나랑 놀자 응?"하자
 
"뭐 시방 나랑 놀자고 했냐? 야 이 개자식아 내가 나이가 몇살인디, 너랑 놀아."하며 밀치자
땅바닥에 쓰러진 준태가 일어나 옷에 묻은 흙을 털면서
 
"형아야. 놀기 싫으면 싫다고 말을하지 나이살이나 먹어가지고 다치면 어쩌려고 사람을
밀치고 그래. 내가 개자삭이면 우리 부모도 개겠네? 형아 부모님이 그렇게 가르쳤어?"
이러면서 당당하게 호통을 치고 있기에 혹시 다치지 않았나 걱정이되어 준태에게 다가가
 
"준태야 어디 다친데 없어? 우리 준태 어디서 그런 멋진말을 배웠니. 아이고 이쁜것."하며
엉덩이를 토닥여주자 영길이는 준태를 향해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며
 
"이자식 너 이다음에 보면 나한테 죽는줄 알아."하며 씩씩거리며 집에가고 전 조카손을 잡고
가게에 들려 아이스크림 하나씩 사서 맛나게 먹으며 막 대문을 열고 집에 들어가려는데
조금전 영길이가 저그 엄니 손에 이끌려 왔는데 영길이 엄니가 다짜고짜 삿대질을 해대며
저에게 그러는겁니다.
 
"진안양반 조카 교육좀 잘 가르치랑께요. 나이도 어린것이 어디 두살이나 많은 형한티
뭣이여? 그렇게 하라고 부모가 가르쳤냐고? 도대체 무슨일이 있었간디. 부모가 가르쳤냐고 하는지
그것 조께 알고싶어서 왔구머니랍."하며 입에 담지못할 욕설을 하자 가만히 듣고있던 준태가
당당하게 조금전 상황을 영길이 엄마에게 말을 합디다.
 
"아줌마. 제말이 믿기지 않으면 우리 외삼촌한테 물어보세요. 그때 저멀리서 보고 있었은께요."하자
당신아들 영길이 등짝을 사정없이 때리며
 
"아따 참말로 내가 너땜시 챙피해 고개를 못들겠것구먼 뭐하려고 저 어린것한티 그런말을 혀가지고
이애미 개망신을 시켜."하며 야단을 치자
 
"아따 엄니가 내가 말 잘 안들으면 나보고 개자식이라고 혔잖여."하며 따지자
얼른 가자며 영길이를 데리고 줄행낭을 치는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애들앞에서
행동 말조심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디다.
 
"아따 외삼촌 점심때 유치원서 점심을 시원찮게 먹어서 그런가, 배고픈디 양푼에 맛나게
밥 비벼 줄라요?"하기에 집에 아내가 없기에 양푼에 이것저것 넣어 맛나게 밥을비벼 먹고 있자니
전화벨이 울리기에 준태가 전화를 받는데 서울에 저그 엄니 전화였습니다.
준태는 흥분해 조금전 일어난 이야기를 하더니 뜬금없이
 
"엄마 어제 유치원 댕겨와서 외삼촌이랑 노인정에 놀러갔는데 할머니 한분과 외삼촌이
점당 10원짜리 고스톱을 치는디 사람수가 3명은 되어야 고스톱치는 재미가 있다고 혀서
할수없이 나랑 셋이 고스톱을 치는디 내가 청단 비에 그날은 왠지 패가 잘떠 백원이나 따가지고
왔는데 나 잘했지?"아 이러지 뭡니까. 전 놀래
 
"야 준태야. 뭐할라고 그런 씨알때없는 말을 헌다냐. 나 너그엄니 한티 그런데 데리고가
너랑 고스톱 쳤다고 혼날텐디?하며 어여 전화를 끊으라고 하자 
 
"삼촌 엄마가 삼촌 바꾸래."하며 수화기를 건내주기에
수화기를 받아보니 버럭 소리를 지르며
 
"오빠 교육상 아이에게 좋지않은데 고스톱 가르쳐 그런데 데리고 가서 함께 고스톱을 쳐.
나 오빠땜시 속상에 못살겠어."하며 울먹이기에 여동생에게 다시는 그런데 안데리고 가겠다고
말을하고 수화기를 내려놓으며
 
"야 준태야. 아빠엄마와 전화통화할때 여그 사투리 쓰지말고 서울말 쓰고 이 삼촌이랑
노인정가서 민화투 쳤다고 절대 말하면 안돼. 예전에도 할머니들과 화투친 이야기 엄마한티
이야기해 이 삼촌 너그 엄마한테 혼났잖여. 알았지?
당부를 하자
 
"아따 참말로 엄마 아빠는 왜그러는지 몰라. 고스톱 칠때 청단 풍나면 얼마나 스릴있고
기분이 좋은데."하며 저더러 화투로 그날 운세 보는것도 가르쳐 달라는데 기가막히고 코가 막히네요.
아무튼 우리 엄니 하늘나라로 떠나시고 하나밖에 없는 아들 대학문제로 서울로 떠나고
크나큰집에 우리 부부 두식구만 남아 적적했는데 우리 준태가 우리집에 온후부터
웃음꽃이 떠날날이 없고 하루하루가 즐겁고 행복하답니다.

추신
선물대신 제가 좋아하는 이미자/옹달샘 조카와 듣고싶은데 이곡 안되면
                                 최영주/변산 아리랑
                                 매화 같은 여자

부안에서 애청자 김용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