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님 시집보내기 참 힘들구머니랍.

작업해서 출하해봤자 인건비도 안나오는 비닐하우스 쪽파 작업해서 모두 출하를 하고나니
허리며 온몸이 안아픈데가 없기에 부안읍내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받고 있자니 휴대전화
벨이 울리기에 받아보니 이번 4월 중순에 결혼식올릴 장모님의 전화였습니다.

"여보세요. 나 여기 진안장모인디 나 급히 나 김서방쪼께 봤으면 헌디 바쁘면 내가 부안으로 가던지."
하시며 말끝을 흐리며 눈물을 글썽이기에 놀래

"아따 장모님 뭔일이간디 어디 몸이 많이 편찮으신가랍?"했더니 갑자기 훌쩍훌쩍 우시며

"썩을놈의 이놈의 팔자 젊어서 청산과부가 되어 늙으마니 나없이는 못산다는 남정네만나
남은여생 오순도순 살 생각을 하니 식올릴 날짜가 다가올수록 가슴이 설레는디 그 인간이
진작에 나말고 딴여자하고 살림차리고 사는디 이 일을 어쩠으면 좋것는가. 자네도 자네지만
민수애미가 알면 노발대발 난리일텐디."하시기에 놀래 자세한 이야기는 내가 지금 당장 진안으로 갈테니까
만나서 이야기 나누자며 물리치료 받다말고 차를몰고 진안에 도착하니 장모님이 그러는겁니다.

"반찬거리가 마땅치 않아서 진안읍내에 장인어른 될분 몸보신 시켜드리를 괴기도 사고
이것저것 장을보러 대문을 나서 버스가 다니는 신작로에 도착하니 돈이든 지갑을 가지고 오지 않았기에
급히 집에 도착하여 대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장인될 분이 어디론가 전화를 하는데

"내가 미쳤어? 나보다 나이 많은 쭈그렁 할망구가 뭐가 좋다고 식 올리기전에 있는재산 싹다 빼내가지고
목돈챙겨 자기한테 갈테니까 쓸때없는 생각말고 사고싶은것 있으면 생각해놓고 있어 나는 자기없이는
못사는것 알면서 그런가."이런 말을 하기에 장모님은 너무 놀래 방문을 열고 들어가 어찌나 분하던지
뺨을 철썩한대 때리며

"야 인간아 그동안 내가 좋아서 나한티 잘해준게 아니라 내 재산 뺏어가려고 다른여자와 살림차려 살면서
나와 식까지 올리려고 했냐?"하며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니 놀래 기겁을 하며 도망갔다 하지 뭡니까.

저요. 장모님한테 이런말을 듣는데 식 올리지 않고 이 일을 알게된게 얼마나 다행인가 싶었습니다.

"장모님 천만다행이네요. 만약 그것도 모르고 식 올리고 이런일 벌어지면 돈도 돈이지만 남들 집안 식구들
얼굴 보기도 참 민망헐턴디 차라리 지금안게 천만다행이지랍."하니까 우리 장모님 장롱을 손바닥으로 어루만지며
저에게 그럽디다.

"우리 김서방이 이 장모 혼수감으로 장롱이며 화장대며 침대 새걸로 다 해줬는디 내가 미쳤지 민수애미 말대로
부안자네 집에서 남은여생 함께 오순도순 재미나게 살것이지 이 나이에 무슨 재혼한다고 이런꼴을 보이다니
민수 애미 생각하면 나 저수지에 가서 풍덩빠져 죽고싶당께."하시기에

"아따 장모님 걱정마시지랍. 지가 민수엄마한테 술만먹으면 이유없이 손찌검을 하여 헤어졌다고
할랑게 장모님도 그리 아시고 혼자 집에 계셔야 쓸때없는 생각만 한게, 저랑 부안으로 갑시다."하며
싫다는 장모님을 모시고 부안 집으로 왔는데 아내는 속도 모르고 쓸때없이 혼수장만 한다며 돈만 낭비했다며
오사게 잔소리를 해대며 장모님을 볶아먹기에 이제 그만하라며 버럭 소리를 질렀더니 그때서야
조용하네요. 그렇지 않아도 작년 이맘때 우리 엄니 하늘나라로 보내고 적적했는데 장모님 모시며
재미나게 살아야지랍.

추신
우리 장모님 좋아하는노래 장사익/봄날은 간다
                                               동백아가씨 이곡중에 한곡 부탁드립니다.

부안에서 전주여성시대가 있어 사는게 신나는 애청자 올림.

작가님 제 사연 방송되어도 선물 주시지 않아도 됩니다. 사연도 사연이지만 부탁한 노래 들려주시면
저한테는 그게 선물이거든요. 왠만하면 신청한노래 들려주시면 기분이 참 좋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