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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동진으로 대체하면 된다?".. 반응은 '글쎄'
2023-03-05 1275
조수영기자
  jaws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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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쌀 과잉공급 문제를 잡겠다며 정부가 전북 대표 품종인 신동진 벼의 퇴출을 추진해 논란입니다.


정부는 신동진 대신 '참동진'을 보급한다는 계획인데요, 


농민들은 탁상행정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정부가 신동진의 대체 품종으로 밀고 있는 참동진 벼,  


이름도 비슷해 맛도, 수확량도 별반 다를 것 같지 않지만 농촌의 반응은 미지근 합니다.


지난해 시험 재배를 통해 재배면적이 3,500여 ha로 늘어났지만, 판매실적이 너무 저조합니다.


10kg 기준 3~4만 원인 신동진과 달리 값은 떨어질대로 떨어져 2만 원대로 주저 앉아 있습니다. 


[신동우 / 군산농업기술센터 기술보급과]

"(참동진쌀) 가격이 향후에 상향보다는 하향 쪽일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입니다. 쌀값 하락기에 어떤 브랜드를 런칭(출시)한다는 건 위험도가 굉장히 크거든요."


그런데도 정부가 참동진 보급을 강행하는 건, 신동진의 대체재가 될 수 있다는 강한 믿음 때문입니다. 


최근 농촌진흥청 실험결과, 신동진과 참동진의 유전적 유사성은 96.3%, 


참동진으로 대체하면 신동진에 집중된 쌀 과잉생산도 줄이고, 병충해도 막을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농촌진흥청 농업연구사(재작년)]

"저희가 (참동진) 종자 보급과 생산 계획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2024년도에 정부 보급종을 통해서 보급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시도가 과거에도 좌절된 적이 있습니다. 


참동진 다음으로 신동진과 비슷한 바로 '다미벼'의 사례입니다.


유전적 유사성이 95.6%에 이르고, 쌀 알갱이도 신동진만큼 굵은 데다 특히 병충해에 강합니다. 


10여 전 신동진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는데 결과는 어떨까?

 

품종 명단에서 명맥만 유지할 뿐, 시장의 선택을 받지 못했습니다.


유전적으로 흡사하다는 이유만으로 신동진이 수십년 간 쌓아올린 맛에 대한 평가, 브랜드 가치를 단숨에 대체하긴 역부족이었던 겁니다.


[정충식 /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북도연맹]

"약 1~2% 때문에 침팬지와 사람은 많이 다르지 않습니까? 마찬가지예요. 실제 참동진의 맛이나 미질이 신동진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는 게 중론이에요."


이러다보니 정부의 계획에 농가의 반발만 커지는 상황, 


게다가 대체 품종인 참동진의 생산성이 오히려 신동진보다 뛰어나다는 사실까지 확인되면서 논란은 확산되고 있습니다.


졸속에 오류투성이라는 지적에도 농림축산식품부는 여전히 의견 수렴 중이라는 입장이어서 농가와 소비자 혼란만 부추긴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강미이

그래픽: 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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