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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50명분 닭백숙 예약한다".. 행정보급관 사칭 '사기'
2024-04-09 4353
전재웅기자
  rebear@jmbc.co.kr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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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군인 50명분의 닭백숙을 예약하겠다며 환심을 산 뒤 오히려 돈을 가로채는 사기가 잇달아 지자체가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습니다.


군 간부를 사칭한 전화 사기가 진안과 임실 등 군부대 주변에서 잇달아 접수된 건데요.


단체 손님에 목을 메야 하는 농촌의 가든형 음식점의 허점을 노린 범행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전재웅 기자입니다.


◀리포트▶

진안의 한 산골마을에 있는 음식점에 얼마 전 반가운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육군 행정보급관이라며 훈련 중인 부대원의 식사를 위해 백숙을 포장해 가겠다며 100만 원 넘는 주문을 약속한 겁니다. 


간부 회식도 예정하고 있다며 환심을 사더니 대뜸 300만 원어치의 과일 주문을 요구합니다. 


[행정보급관 주장 남성]

"부대랑 농원이 계약돼 있는 곳이 있습니다. 사장님께서 좀 납품을 받으실 수 있는지. 이제 그게 중요하지 말입니다. 솔직히"


10만 원짜리 배 30박스를 받아달라는 것, 


병사들이 먹을 과일인데, 식사를 하러 와서 돈을 한꺼번에 내겠다며 과일 대금을 과수원에 대신 내달라고 요구한 겁니다.


하지만 고대하던 군인들은 나타나지 않았고, 과수원도 한통속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습니다. 


[과수원 주인 주장 남성]

"부대하고 새로 계약하셨다고 하더만요. 주문이 들어왔네요.. 전라북도예요? 워메, 저 우리 고향 저기 만나셨네? 나는 충주에서 좀 오래 했지만 나는 고향이 저 순창입니다. 순창."


이틀에 걸쳐 차분하게 예약 전화를 걸어온 데다 부대 공문에 영수증까지 제시하는 치밀함에 속아 넘어간 것, 


군 간부를 사칭한 사기는 그런데 이 식당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전재웅 기자]

"다른 지역에서도 군인을 사칭해 단체 예약을 했다가 잠적하는 사례가 확인된 겁니다."


같은 날 임실의 한 식당에도 11만원짜리 능이백숙 15마리를 주문하는 전화가 걸려온 겁니다.


주인은 반가운 마음에 닭 10마리를 준비하고, 김치까지 새로 담갔지만, 문자를 할 줄 모른다고 답변하자 돌연 연락이 끊겼다고 증언합니다.


[임실 음식점 주인]

"대곡리 군부대라고 그러더라고. 거기 있어, 대곡리가. 군부대 거기가 35사단이여, 임실. 35사단이니까 의심도 안 했지."


군부대가 위치한 임실과 진안 등지에서 현재까지 확인된 의심 신고는 5건, 


임실군은 지역의 음식점 500곳을 대상으로 안내 문자를 보내 사기 주의보를 발령했습니다.


[진안나 / 임실군 위생관리팀장]

"주문한 거에 대한 대가로서 계좌 입금을 하라는 그런식의 방식으로 접근한다면 그건 보이스피싱으로 인지하시고.."


육군 35사단은 역시 문서에 적힌 이름과 직함을 가진 구성원은 없다는 입장, 


노년층이 대부분인 시골 음식점을 노린 교묘한 사기에 속지 말도록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보급관 주장 남성]

"사장님이 걱정하시는 부분은 저희가 부대 이름을 걸고서, 제 직급을 걸고서 약속을 드리겠습니다. 중사 김현수입니다."


MBC뉴스 전재웅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

그래픽: 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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