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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염 걸렸으니 돈 내놔"…9천만 원 뜯은 '장염맨'
2024-04-17 914
이주연기자
  2weeks@jmbc.co.kr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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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음식점을 상대로 장염에 걸렸다며 합의금을 뜯어내는 일명 '장염맨'이 다시 활개치는 것 아니냐는 소식, 한 달여 전에 전해드린 적 있는데요.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출소한 뒤 1년 만에 다시 경찰에 덜미를 붙잡힌 장염맨은 더욱 정교한 수법으로, 확인된 것만 1억 가까운 돈을 편취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주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검은 옷을 입은 경찰들이 방안으로 밀고 들어갑니다. 


침대 위에 앉아 있는 한 남성.


부산의 한 숙박업소에서 드디어 장염맨이 붙잡혔습니다.


"2월 15일 날 전주에 있는 식당에 전화해가지고 (돈을 요구한 사건으로 체포영장 발부됐습니다.) 변호인 선임할 수 있고, 변명의 기회가 있고…"


장염맨으로 악명을 떨치다 교도소에 들어갔지만, 지난해 4월 출소한 뒤 만 1년 만에 다시 경찰에 덜미를 잡힌 겁니다. 


지난 1년간 먹잇감으로 삼은 음식점은 무려 3,000여 곳.


'지역 맛집' 등을 검색해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일행과 밥을 먹었는데 장염에 걸렸다며 돈을 요구하는 수법입니다. 


[장염맨 / 피의자(지난 2월 15일)]

"일행들 중에 네 팀이 나눠서 식사하고 갔었는데 여섯 사람이나 그 후에 복통에 설사까지 하고 좀 고생을 했었네요."


[A 식당 업주]

"그러셨어요. 죄송합니다."


순순히 말을 듣지 않는 식당을 상대로는 거친 욕까지 서슴지 않습니다. 


[장염맨 / 피의자]

"아나 XX 진짜 장난하나 진짜"


[B 식당 업주]

"저희가 그날 담당자하고도 확인하고.."


[장염맨 / 피의자]

"X소리 하지 말고 사장 전화번호 지금 바로 문자로 보내요."


행정처분을 받도록 신고하겠다는 엄포와 협박에 돈을 보낸 것으로 파악된 업소는 지금까지 418곳.


적게는 10만 원에서 많게는 200만 원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말합니다.


[피해 식당 업주]

"덜컥 겁이 나죠. 요즘엔 블로그나 이런 것들도 많으니까. 당황해가지고 입금해 줄 수밖에 없더라고요."


[이주연 기자]

"경찰은 400여 곳 음식점에서 9천만 원가량을 편취한 장염맨을 구속해 범행에 사용한 휴대전화와 유심칩 등을 압수했습니다."


3~4일 간격으로 휴대전화 번호를 바꿔가며 경찰의 추적을 피해왔기 때문에 숨겨진 피해도 적지 않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심남진 / 전북경찰청 형사기동대 2팀장]

"계좌를 분석한 게 한 한 달 정도 분석했어요. 저희가 추산했을 때는 한 40~50건 정도는 더 있지 않을까."


2020년에도 1년 반 동안 같은 수법으로 800여만 원을 뜯어 1년간 복역한 뒤 출소했던 장염맨. 


그렇지 않아도 경기 침체로 힘겨운 자영업자를 상대로 얼마나 많은 범행을 저질렀을지, 경찰이 여죄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주연입니다.


영상취재: 진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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