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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권은 묶여가는데".. 전주·완주 통합은 '가시밭'?
2024-01-23 2219
조수영기자
  jaws0@naver.com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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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을 계기로 전주완주 통합 논의도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과거와 달리 자치도 도지사에게 통합을 정부에 건의할 권한이 주어졌기 때문인데요,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완주에서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시해 감정의 골만 깊어지면서, '판도라의 상자'를 섣불리 열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돼지카드로 알려진 전주사랑상품권, 그런데 올해부터 완주에서도 사용이 가능해졌습니다. 


전주에서도 완주상품권을 쓸 수 있게 돼 가깝지만 먼 이웃인 두 지자체가 경제 공동체의 첫 발을 뗀 걸로 보입니다.


[나성효 / 약국 운영(완주군 이서면]

"'돼지카드(전주사랑상품권) 돼요?'라고 물어보시고 안 된다고 하면 나가시는 분들이 계셨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다 사용 가능해서 좋습니다."


실제 횡단보도 하나를 사이에 둔 두 지자체, 


혁신도시의 한쪽은 전주시 덕진구, 한쪽은 완주군 이서면으로 나뉘어 있는데 생활서비스는 규모가 큰 전주 쪽에 편중돼 주민들간의 불만도 적지 않아 해소는 시급한 과제입니다.


[박일옥 / 완주군 이서면]

"완주에서 시외버스나 고속버스 터미널을 가려면.. 바로 가는 게(노선이) 없어져버렸어요.."


[조수영 기자]

살갗이 맞닿아 있어 더 불편하다는 지적에, 전북자치도는 재작년부터 전주완주 상생을 도모하는 여러 사업들을 추진해 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9차례 업무협약으로, 23개 사업이 추진된 상황, 경계도 서서히 허물어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마치 통합할 것처럼 분위기가 무르익었지만, 최근 돌아가는 상황이 180도로 달라졌습니다.


[서남용/ 완주군의장]

"(전주시장이) 통합추진을 선언해 완주군민의 분열과 갈등을 조장한.."


완주군의회가 전주시장 발언을 규탄하고 나서면서, 찬물을 끼얹은 것, 


우범기 전주시장이 새해 벽두부터 통합 추진에 운을 띄운 게 발단입니다.


유희태 완주군수가 '시 승격'과 지역의 의견 수렴이 먼저라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가운데 전주시가 강행하는 듯한 모습을 띄자 정면으로 반발하고 나선 겁니다.


완주군의 이런 강경한 태도에는 그런데 이유가 있습니다.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입니다. 


정부로부터 자치권을 확보한 만큼 시·군 통합을 대통령 직속기구에 건의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생긴 겁니다. 


김관영 지사가 전주완주 통합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것도 사실, 


갈 길이 남았다며 공론화는 섣부르다는 게 전북자치도의 공식 입장이지만, 완주군의 우려는 이유가 있어 보입니다. 


[황철호 / 전북자치도 자치행정국장]

"양 지역이 상생하고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의미있는 사업들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총 20차례에 걸쳐서 진행할 계획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새해들어서도 전주·완주 상생협약이 예고되어 있었지만, 실무회의 날짜조차 잡지 못할 정도로 분위기는 급격히 얼어붙고 있습니다. 


지난 1997년부터 2013년까지 모두 세 차례 추진된 전주완주 통합 논의, 


전북자치도 출범을 계기로 다른 국면이 펼쳐질지, 같은 전철을 되풀이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김종민

그래픽: 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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