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20(화) 임주아작가의 책방에 가다

오늘 소개해주실 책은?

이기호 소설가의 짧은 소설 모음집 <세 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를 소개합니다. 이 책은 2017년에 출간됐는데, 제목 때문인지 여름이 오면 늘 생각나는 책입니다.

가족을 소재로 한 이야기이자 아이들의 성장담이기도 한 이 소설은 아빠의 육아일기와도 같은데요.

이 책은 결혼 육 년 차에 다섯 살, 세 살, 두 아들을 둔 아내가 셋째를 임신했다는 걸 알게 된 날로부터 시작합니다. 

다둥이 아빠가 된 작가가 세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기쁨과 고충, 그리고 여덟 살 터울의 아내와 함께 진정한 “엄마, 아빠”가 돼 온전한 가족으로 거듭나는 짧은 이야기 44편이 담겨있는데요. 

저자는 이 소설을 쓰면서 “가족이라는 이름 자체가 꼭 소설의 다른 말인 것만 같다”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다둥이 아빠의 육아일기가 궁금해집니다. 책 제목이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가 아니라 ‘여름까지 간다’라는 게 특이한데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첫째 아이와 함께 자려고 침대에 누웠을 때, 불쑥 이런 질문이 튀어나왔다.

“아빠, 내가 오늘 책에서 읽었는데, 세 살 버릇이 언제까지 가는 줄 알아?”

(...) 중략 

“글쎄? 언제까지일까?”

“그건 말이지…… 여름까지 간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를 ‘세 살 버릇까지 여름까지 간다’로 잘못 쓴 아이의 글이 제목이 됐다는 이 책은 어느 날 재미로 읽었다가 어느 순간 눈물이 툭 터지는 반전의 소설집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지낸다는 것은 기쁜 일은 더 기뻐지고 슬픈 일은 더 슬퍼지는 일이 되는 것“이라는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부모라면 모두 공감할 법한 이야기네요. 저자는 어떤 소설가인가요? 

1972년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난 이기호 소설가는 1999년 현대문학 신인추천공모에 단편 ‘버니’가 당선돼 등단했습니다. 문단 안팎에서 기발한 해학의 이야기꾼이란 평가를 받는데요. 

단편소설집 <누가 봐도 연애소설>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장편<목양면 방화사건 전말기> <차남들의 세계사> 등이 있습니다. 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등 5개 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