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4(화) 임주아작가의 책방에 가다

오늘 소개해주실 책은?

지난 주 출판계에 중요한 뉴스가 날아들었습니다. 바로 소설가 한강 작가가 프랑스 4대 문학상 중 하나인 ‘메디치 문학상’을 최종 수상했다는 소식이었는데요. 1958년 제정된 메디치상은 공쿠르상·르노도상·페미나상과 함께 프랑스의 4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저명한 문학상입니다. 수상 작품은 지닌해 9월 출간된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이고요. 이 소설은 한강 작가가 2016년 <채식주의자>로 영국 부커상 수상 이후 5년 만인 2021년 펴낸 장편 소설로, 제주 4·3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일전에 모닝쇼에서 짧게 소개해드린 적 있는데요.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기를 빈다”는 한강 작가의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줄거리는, 소설가인 주인공 경하가 손가락이 잘리는 사고를 당한 친구 인선의 제주도 집에 가서 어머니 정심의 기억에 의존한 아픈 과거사를 되짚는 내용입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8월 말 출간됐고, 불어판 제목은 '불가능한 작별'입니다.

 

제주 4·3사건이라는 무거운 역사 소재가 프랑스 독자들에겐 어떻게 이해됐을지 궁금하네요.

한강 작가는 이에 대해 "역사 속에서 일어난 일을 다룬다는 것은 인간 본성에 대해 질문하는 일“이라면서 ”설령 역사적 배경이 다르다고 해도 인간으로서 공유하는 게 있기 때문에 누구든 이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더불어 이 책을 쓰면서 사건 관련자를 직접 만나는 대신 기존에 연구된 자료들을 대부분 활용하고 제주도에도 자주 내려가 시간을 보냈다고 하는데요. "소설을 쓴다는 이유로 그분들(제주 4·3 관련자)의 상처를 다시 열고 싶지 않았다"는 게 이유입니다. 그동안 한국 현대사를 배경으로 다소 무게감 있는 소설을 써 온 한강 작가는 최근 “서울을 배경으로 한 '겨울 3부작'을 집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강 작가에 대해 소개해주신다면??

1970년 겨울에 태어난 한강 작가는 1993년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시 「서울의 겨울」 외 4편을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습니다. 2016년 『채식주의자』로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하고 『흰』으로 같은 상 최종 후보에 오른 한강 작가의 5년 만의 신작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는 2019년 겨울부터 이듬해 봄까지 계간 『문학동네』에 전반부를 연재하면서부터 큰 관심을 모았고, 그뒤 일 년여에 걸쳐 후반부를 집필하고 또 전체를 공들여 다듬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 완성되었습니다.

(장편소설로 『검은 사슴』 『그대의 차가운 손』 『채식주의자』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소년이 온다』 『흰』 『작별하지 않는다』, 소설집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노랑무늬영원』,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등이 있고요.)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이상문학상, 동리문학상, 만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인터내셔널 부커상, 말라파르테 문학상, 김유정문학상, 산클레멘테 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노르웨이 ‘미래 도서관’ 프로젝트 참여 작가로 선정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