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책은?
한국 SF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인 소설가 김보영이 5년 만에 출간한 소설집 <고래눈이 내리다>. ‘
세계의 훌륭한 SF 선집’에 실린 작품이자 로제타상의 후보작이었던 ‘고래눈이 내리다’를 표제작으로 해 심해 생물들에게 목소리를 부여하고 생태 파괴의 문제의식과 지구 회복의 염원을 담아낸 9편의 단편을 묶었다.
영화 '설국열차'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한 작가가 당시 작업 과정에서 생각했던 자신만의 스토리를 펼친 '새벽 기차'와 우주에서 자라는 버섯과 산호의 강한 생명력으로 회복의 힘을 강조하는 '귀신숲이 내리다' 등이 인상적이다. 인간 중심의 고정된 관념을 뒤집어 가치의 기준을 묻는다.
이 소설집의 특징은?
이번 신간은 과학적이고도 신화적인 세계에서 신선한 반전들을 선사하며 SF의 경이감을 전해온 김 작가의 특징이 잘 녹아들었다는 평을 받는다.
기계와 유기체, 동물과 인간의 구분을 허물고 인간과 문명 중심의 사고를 뒤집는 급진적인 상상력이 가득하다.
표제작 '고래눈이 내린다'는 심해를 배경으로 다양한 생물들이 나온다. 심해 생물이 주인공으로 고래가 죽으면 내린다는 '고래눈'이 심해에 내린다. 심해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세상의 끝이다. 그럼에도 인간이 만들어낸 '썩지 않는 것들'이 쌓인다. 바다는 너무 더워져서 증발을 멈추지 않고 세계는 멸망을 향해 다다른다. 맹독과 병균, 슬픔과 아픔 모두가 심해에서는 눈송이가 된다. 김보영이 그려내는 종말은 눈이 부시게 아름답고 슬프다.
김보영 작가 소개?
국내에서 “가장 SF다운 SF를 쓰는 작가”로 평가받는 김보영 작가는 SF 작가로 데뷔하기 전 게임 시나리오를 쓴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게임 기획자 출신으로 게임 시나리오를 쓰다 2004년 단편 〈촉각의 경험〉으로 SF 작가로 데뷔했다.
《7인의 집행관》으로 제1회 SF어워드 장편 대상, 〈얼마나 닮았는가〉로 제5회 SF어워드 중·단편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한국 SF 작가로는 처음으로 미국의 대표적인 SF 웹진 〈클락스월드〉에 단편 〈진화 신화〉를 발표했고, 미국 하퍼콜린스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저 이승의 선지자》 등을 포함한 중·단편집을 출간했다. 한국 SF 사상 처음으로 전미도서상 후보에 올라 큰 화제를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