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서민의 발 이라고 불리는 대표적인 차, 1톤트럭의 후퇴를 주제로 가지고 와 봤습니다. “불황에는 1톤 트럭이 잘 팔린다”라는 말도 이제는 옛말이 됐습니다.
고금리, 고물가 여파가 장기화되고 소비심리 둔화가 극심한 가운데 대표적인 소상공인 발 역할을 자처하던 1톤 트럭의 판매가 크게 떨어졌습니다.
-구체적으로 얼마나 감소한 걸까요?
- 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가 공개한 2025년 상반기 신차 등록자료를 살펴보면 1월부터 6월까지 판매한 소형 상용인 1톤트럭은 전체적으로 하락 곡선을 그렸습니다.
현대차 포터2는 상반기 총 2만4,500여대를 기록하며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29% 감소했고 기아 봉고3 역시 총 1만6,200여대로 28% 감소했습니다. 전기도 다르지 않은데요.
포터2 일렉트릭은 총 4,900여대를 판매해 6% 떨어졌으며 봉고3 EV 역시 총 2,400여대로 8% 후퇴했습니다.
줄곧 국산차 판매 정상을 지키며 한 때 단일 제품으로 연 10만대 판매까지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낙폭입니다.
-분명히 원인이 있을텐데요.
– 맞습니다. 판매 하락을 두고 일각에서는 파워트레인 전환의 여파라는 말이 들립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환경 규제 강화로 디젤 1톤 트럭의 생산이 중단됐고 현재 구입 가능한 신차는 LPG와 전기로 나뉜다. 이로 인해 일시적으로 중고 디젤 1톤 트럭을 찾는 수요가 몰렸고 상대적으로 위축된 시장의 회복이 더디다는 논리입니다.
엔진이 달라진 것 외에도 판매 하락의 신호가 있었나요?
– 판매 하락의 전조증상 있었습니다. 바로 국내 경제가 성장 둔화 국면에 진입하면서 상용차 수요 자체가 위축됐다는 것인데요.
실제로 로이터가 공개한 S&P 글로벌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 충격으로 한국의 제조업 체감 경기는 3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운송 및 물류 수요도 줄어들었다고 밝혔습니다.
기존 디젤 또는 친환경 파워트레인 선택의 문제가 아닌 전반적인 1톤 트럭을 찾는 사람들의 숫자 자체가 빠졌다는 뜻입니다.
-먹고 살기 힘들어지니 차를 바꾸지 않고 그냥 타는거군요.
– 맞습니다. 실제로 취재를 하면서 만난 한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중고 디젤을 찾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이마저도 크게 줄어든 상황”이라며 “전체적으로 상용차를 찾는 수요가 빠져 힘든 경기를 실감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1톤 트럭은 소상공인들의 수요가 많은 차종답게 현재 국내 경기와 시장 상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가 되기도 하는데요. 문제는 침체된 수요를 되살릴만한 해결책이 필요한데 문제는 뾰족한 답이 없다는 것입니다.
-걱정이 많을 수 밖에 없겠네요.
– 네. 업계에서는 고금리, 고물가 현상이 빠르게 해소되기 어렵고 건설경기를 비롯한 전체적인 자영업 상황도 회복이 더뎌 판매 절벽 현상이 중장기적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한 업계 전문가는 “경기 회복 여부가 향후 핵심 변수가 되겠지만 마냥 상황을 지켜 볼 수만은 없다”며 “정부는 친환경 1톤 트럭 혜택 확대와 충전소 인프라 확충 계획을 지속적으로 알리고 제조사의 경우
연식 변경을 통한 상품성 개선 노력의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