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3(화) 임주아작가의 책방에 가다

오늘 소개할 책은?

지난 주 잠깐 예고해드린 <겨울어사전>이라는 책입니다. 

지난 여름에 ‘여름어 사전’을 출간해 많은 사랑을 받았던 아침달 출판사에서 

이번엔 겨울을 담은 148개의 단어를 책에 담았어요. 

읽다 보면 시 같고, 소설 같은 이 단어사전은 출판계에 큰 화제가 되고 있는 책입니다. 

<여름어사전> 때처럼 나오자마자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아 장기간 베스트셀러에 올랐기도 하고, 바로 이 책을 만드는 편집자, 그리고 출판사 대표, 

그리고 독자들이 저자이기 때문인데요. 

사전이란 무릇 여러 사람이 글을 만드는 것처럼 이 문학적인 겨울어사전도 그렇습니다. 

 

보통 사전은 사전적 뜻이 정확하게 적혀 있지만, 이 사전은 단어의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가령 ‘눈사람’이라는 단어는 이렇게 시작해요. 

“눈이 쌓이면 마을의 눈사람 조각가들은 그들의 숙명대로 마을 곳곳을 누비며 눈사람을 만든다.” 

‘보풀’이라는 단어를 찾아보면 “보풀은 겨울에 혼자 일어나는 동그라미”라고 시작합니다. 

“딸기는 살아 있다는 생각겨울에 홀로 켜는 빨간 전구." 이밖에 겨울잠, 꽃샘추위, 눈소리, 뜨개질, 라면, 목도리, 사박사박, 보리차, 연말정산, 찻잔, 폭설 등 

다양한 단어를 품고 있는 이야기집입니다. 

 

또 다른 이야기가 있다면?

기획의 말에서처럼 사전은 “열어보지 않으면 아무것도 들려주지 않는 책, 

그러나 단어를 두드리면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이야기가 쏟아지는 책”입니다. 

좋은 책은 마음 속에 어떤 장면을 남기는 것 같아요. 단어에서 시작해 추억이 얽힌 장면을 지나, 의미를 쥐어볼 수 있는 책. 

“마음이 저 스스로 걸어 나가게, 때로는 달려 나가도록.”(「고백」) 오늘의 단어를 선택해 나만의 뜻을 만들고 싶게 만드는 <겨울어사전>을 추천합니다. 크리스마스 선물로도 제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