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시집은?
요즘 장안의 화제의 시집 <러브 온 더 락>입니다. 고선경 시인의 세 번째 시집으로, 특유의 발랄한 감각에 한층 더 서늘해진 시선이 더해진 작품입니다.
좋아하면서도 계산하게 되는 마음, 그 모순을 그대로 드러내는 게 이 시집의 힘입니다. ‘러브 온 더 락(Love on the rocks)’은 원래 칵테일 용어에서 나온 표현으로, ‘온 더 락(on the rocks)’은 술에 얼음을 넣어 마신다는 뜻인데, 이와 동시에 상태가 불안정하거나 깨질 위기에 놓인 상황을 중의적으로 의미하기도 합니다.
연애를 하고 있는데 자꾸 현실적인 생각이 먼저 드는 사람들, 혹은 사랑이 점점 피곤해진 사람들에게 특히 와닿을 것 같아요.
시에는 부동산, 출근, 월세 같은 자본주의적 조건들이 적극적으로 들어오고, 그 안에서 사랑은 자주 계산되고 흔들립니다.
“너를 위해 돈을 벌고 싶다”라는 직설적인 생존의 애정 표현도 등장합니다.
좋아하는 마음이 있는데도 계산하게 되는 순간들, 설레면서도 동시에 지치는 감각을 겪어본 분들이라면 이 시집이 낯설지 않게 읽힐 겁니다.
인상적인 구절은?
“우리는 이 케이크를 먹고 헤어지고요 / 남은 마음은 포장하고요”라는 구절이 인상적인데, 감정마저 정리해서 들고 가는 이별 방식에 비애와 위트가 동시에 느껴졌습니다.
작가소개
고선경 시인은 전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1997년생 시인으로, 202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샤워젤과 소다수』, 『심장보다 단단한 토마토 한 알』로 많은 젊은 독자들의 지지를 받으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했습니다.
이번 시집 <러브 온 더 락>에서는 사랑을 더 입체적으로 바라보려는 시도를 이어가며, 기존의 이미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작업을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