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단상

봄과함께 듣는 노래중에 저를 설레이게 하는 노래가 있습니다.
 
벌써 약40여년전 중학교 일학년때의 일입니다.
 
그 당시는 시골에서 몇개의 국민학교가 중학교 한 곳으로 진학하는 상황이어서 1반만 있던 국민학교와 달리
 
3반까지 있는 중학교는 모든면에서 꽤 규모가 컸었답니다.
 
남학생과 여학생들 사이에 말을 하지않는 불문율(?)때문에 서로 무심한듯 지나치고 있었지만,
 
사춘기의 예민한 학생들간에는 팽팽한 긴장감과 설레임이 함께하곤 하였습니다.
 
1반과2반은 남여혼성반이고 3반은 남학생만 있는 반이었으니 남학생숫자가 항상 더 많았었나 봅니다.
 
3년동안 3반만 했던 남학생들은 중학교생활중에 제일 아쉬운 점으로 기억된다 하니,여학생반이 없던
 
여학생들은 그런 아쉬움은 없는 셈이지요.
 
지금도 동창회가 잘 유지되고 참석율도 높은것은 남여공학의 힘이 크지않나 개인적으로 생각하며,
 
주위 친구들도 공감하고 있답니다...
 
각설하고~
 
 생소했던 일학년을 모두 마치는날 담임선생님께서 몇 명을 초대해 주셨습니다.
 
남학생 여학생 모두 6-7명쯤 되었던걸로 기억됩니다.
 
결혼하신지 얼마되지않은 신혼의 남선생님은 학교옆 시골집 문간방에 살고 계셨어요.
 
키도크고 미인이신 사모님이 차려주신 다과상을 받고 어색해하던 우리들에게 선생님께서는 돌아가면서
 
간단한 소감과 노래를 한곡씩 부르도록 하셨습니다.
 
그런자리자체가 처음인 나는 아무생각이 나질않는데 차례는 돌아오고... 생각한다는게 아버지 애창곡인
 
황성옛터를 불렀으며,다른 친구들도 유행가 비슷한 노래들로 순서가 지나기만 바라는 상황이었습니다.
 
어떻게 지난지도 모르게 학생들이 모두 지나고 선생님 순서가 되어 두분이 합창을 하셨는데 ~~
 
신혼부부의 아름다운 노래는 사춘기의 제자들을 매료시키고 말았답니다.
 
방안이 시골 음식점에서 호텔 레스토랑으로 급반전 하는 분위기랄까?
 
사모님께서 전공이 성악이셨는지의 여부는 아직도 모르지만...
 
70년대중반 남원 용북중학교 1-2반 담임이셨던 김봉호 선생님과 사모님!
 
그날 그 노래가 얼마나 근사하고 사춘기의 제자들을 감동시켰는지 모르시지요?
 
너무 늦었지만 감사를 드립니다.
 
그분들만큼 신선하게 상큼하게 다정하게 부르는그 노래를  아직 듣지 못했으며,앞으로도 없을 것입니다.
 
"동무생각"을 들으면 순수하고 풋풋했던 미래의 기대와 설레임으로 가득했던 그 시절과 친구들 생각에
 
아련한 그리움과 잔잔한 미소가 절로 지어집니다.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1가 337 서호 a 107동1201호
 
      황  금  남 (010 2652 17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