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21일(화) 책방에 가다

 
** 먹는인간(메멘토, 헨미 요 作)

혼밥, 혼술, 먹방, 쿡방, 미식... 음식과 먹는 행위에 대한 인문학적인 분석이 어느 때보다 활발한 요즘.

아마 이 책이 재출간된 데에도 그런 상황적인 배경이 작용을 했을 것 같지만,

사실 이 책을 같은 종류로 묶기는 또 애매하다. 일단 글쓴이가 기자 출신. 미식 또는 맛집 탐방기가 아니라,

음식 또는 먹는 행위와 관련한 치열한 현장의 목격이 담겨있으리란 거 짐작할 수 있다,

교도통신 베이징 특파원을 일하면서 특종을 연거푸 터뜨린 끝에 중국 공안 당국의 감시를 받고

쫓겨났을 정도로 집요한 기자 정신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세상을 크게 보고 냉정하고 빠르게 분석하고 하다 보니 다른 사람의 기쁨, 분노, 슬픔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감정 마비 상태가 됐다는 걸 깨닫게 된다.

저자는 그래서 (먹는 것)의 본질은 무엇인가?’를 찾아서 탐사를 떠난다.

원칙은 하나, 그들이 먹는 걸 먹는다. 그렇게 방글라데시, 베트남, 폴란드, 독일, 에티오피아, 한국 등

15개 나라에서 죄수, 전직 대통령, 수도사, 난민, 서커스 단원, 고양이 사료 공장 직원, 위안부 할머니까지

그야말로 다양한 사람들과 이들의 먹는 행위를 만난다.

역시 기자라서 취재가 가능하구나 싶은 이야기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