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9일(화) 책방에 가다


** 세 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 (마음산책, 이기호 作)
가족이라는 이름 자체가 꼭 소설의 다른 말인 것 같다는 작가의 말처럼,
어떻게 보면 그리 특별할 게 없어 보이는 가족의 이야기.
이기호 작가 본인의 가족 이야기이다. 2011년부터 3년 넘게 한 월간지에 유쾌한 기호씨네라는 제목으로
연재했던 글을 묶었다. 원래 30년을 연재 기한으로 삼고 시작했다는데
2014년 그날 이후 이 땅에 함께 살고 있는 많은 아비와 어미가 자식을 잃고 슬퍼하고 있을 때,
차마 내 새끼들, 가족 이야기를 문장으로 쓸 자신이 없었기에 중단됐다.
2천 년대 문학이 선사하는 여러 유쾌함 중에서도 가장 개념 있는유쾌함 중의 하나라고 지목되는
독보적인 소설 세계를 가진 작가 이기호. 그가 가족을 소재로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아이들의 성장담이기도 한 소설을 펴냈다.
44편의 짧은 꽁트 같은 에피소드들이 묶여있는데, 딱 마음먹고 읽어야 하는 책이 아니라,
아무 때나 느긋하게 기대앉아서 읽다보면 깔깔거리며 웃다가도 찡해지면서 눈시울이 붉어지고
가슴이 뭉클해지는 요상한 경험을 하게 한다.

부부라는 존재의 사랑, 가족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마음 따뜻해지는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