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송아치 팔리던 날....

따르릉..따르릉.." 잠이 덜 깬 체로.."여보세요?" "형수!,,차..왔어요" '아직도 캄캄한 새벽인데...' 시계를 보니 5시 20분이다 어제 축협직원이 오늘 내다가 팔 우리 송아지를 보고 가면서 귀 끝부분에 구멍을 내어 '9628' 의 번호도 달아 놓았는데... 우시장에 싣고 갈 용달차가 온 것이다 용달차 아저씨는 송아지의 주둥이를 옴짝 달싹도 못 하게 끈으로 묶어 소마구에서 끌어 내어 차에 실은 뒤 ...부르릉 하고 떠나 버렸다 이제 우리도 우시장으로 뒤따라 가야 한다 "형수!...송아지 얼굴 기억 하제?.." "왜요?...응 ..기억해요..뿔이 좀 많이 자라 있고 뒷쪽배에 똥이 말라 붙어서 지저분하고.." "하하하..그것 같고는 안돼...어쩧든지 어서 따라 가 봐요 경매 이뤄 지는걸 지켜 봐야 하니까" 남편은 씻고 옷을 입고서 우시장에 입고 갈 채비를 하는데 따뜻한 이불속으로 들어가 몸을 녹이던 내가 일어나 주섬주섬 옷을 입고 따라갈 채비를 하자 "왜? 따라 가려고?" "응 ...여러가지 경험도 할 겸 한번 가 보려고" 우리송아지는 지난 5월에 태어났는데 숫송아지라서 별로 반가워하지 않았지만 순산한것만으로도 감사합시다 하고서 그럭저럭 8개월째 키우다가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7시가 되어도 어둠은 그대로이고 우시장에 도착하니 많은 차들과 사람과 소들이 어우러져 그야 말로 장속이었다 새주인을 만나기 위해 즐비하게 메여 있는 소들 아직 차에서 내리지 못한 체 짐칸에 서 있는 소들 맘에 드는 소를 고르기 위해 여기 저기 기웃거리는 사람들 또 가격을 잘 받기 위해 조심스럽게 기다리는 사람들... 오늘 장에 이루어지는 매매나 매수의 돈이 십억정도나 될까?하고 짐작 해 본다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서 잘은 모르지만... 우리 송아지는 어디쯤 메여 있나 아무리 둘러 봐도 안보이고 그 사이 날이 밝아 오는데 남편이 "아이!..우리송아지 여그 있네?..." 급히 쫒아가 보니 아직도 차에서 못 내리고 있고 이유는 소들을 경매하기 위해 체중을 달아야 하는 계량기를 거쳐야 하는데 계량기 입구쪽에 생각없는 어떤이가 차를 바쳐 놓고 가로 막고 있으니 여러대의 차들이 늘비하게 서 있는것이다 그렇게 하염없이 기다리는데... 어슬렁 어슬렁 능글대같이 나타난 그사람 .. 차를 빨리 빼라고 모두가 성화를 하는데도 자기 볼 일 다 보고서야 차를 이동 시킨다 기다렸던 사람들의 야유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하여튼 우리송아지를 실은 차도 차에서 소들을 내리게 한 뒤.. 우리송아지를 계량기로 끌어가서 서 있게 한 뒤 축협직원이 "9628번 ...193kg 4번 경매대에 메어 놓으세요" 계량기에서 경매대로 끌어 가려고 하는데 요놈이 움쩍을 안 한다 지켜 보던 여러사람들이 "아~..고놈 제법이네?" 한다 겨우 끌어다가 4번 경매대에 메어 두었다 갑자기 낯선 곳에서 얼마나 두려울까 싶어 콧잔등이를 계속 쓰다듬어 주었다..계속.. "놀라지마...곧 좋은 새 주인을 만날꺼야..." 다른 소들은 어미소와 갑자기 떨어진 탓에 계속 울어대고 묶여진 주둥이가 답답하여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 보지만 요지부동이고... 쉬~를 해대고 난리를 피우는데 우리송아지는 그저 묶인 체 씩씩대며 품어 대는 콧김이 겨울 새벽의 기온 탓에 하얗다 드디어 축협직원이 최저경매가를 번호표에다가 기록하고 다닌다 9628번 193kg 최저 경매가 180만원 실망이다 180만원? 다른 옆에 소들은 200만원 넘은 것들도 많은데 하긴 우리송아지는 사람으로 치자면 청소년이 되었다 태어난지 5개월이 지나면 시장에 내다 팔아야 하는데 8개월째 키웠으니 송아지 치고는 나이가 좀 들었다고 봐야 한다나? 게다가 뿔이 ...머리에 난 뿔이 많이 자라 있고 남편과 조금 안면이 있는 사내가 다가와 하는 말이 "어이! 김차장 어찌 왔능가?" "예...안녕하십니까? 송아치 팔려고 왔구만요?" "어디?.." "쩌그..4번 경매대에 메여 있어요" "음.....송아지가 나이를 먹었구만? 저~기.. 저 뿔도 그렇고 글고 좀 꺼칠혀... 좋은 소는 아녀"한다 쉽게 경매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 사내가 다시 다가와 하는 말이" 유찰이 되면 다시 집으로 끌고 가야 한다"고 하면서 최저 경매가에서 5만원이나 10만원을 더 준다고 하는 사람이 있으면 넘기면 된다며 자기가 5만원을 더 줄 테니 자기에게 넘기라고 한다 안 팔릴 껄 염려한 남편이 그럴까? 하고 망설이고 잇는데 우리송아지를 어디론가 끌고 가 버린다 4번 경매대에 메인 우리송아지가 안 보이자 축협직원이 버럭 화를 내며 4번 소 어디 갔냐며 찾는다 다시 이곳에 메어 놓으라고 소리소리 지른다 그 사내와 축협직원 사이에서 어정쩡한 우리에게 그 사내는 수표를 손에 쥐고서 남편에게 돈을 건내려고 하는데 내가 남편을 끌어 당기며 "축협지시에 따릅시다 .....글고... 아저씨! 우리송아지 다시 이곳에 메세요" 했다 우리송아지가 다시 경매대에 메어 졌다 "놀라지마...좋은 주인 만날꺼야..." 또 콧잔등이를 계속해서 쓰다듬어 주었다 축협직원이 다시 최저경매가 밑에다가 낙찰가격을 기록하고 다녔다 9628번 2050000원... 남편과 나는 마구 웃엇다 하마터면 바람잡이에게 소를 싸게 넘길 뻔 했으니... 우리송아지가 듬직하긴 하다 소를 보러 다닌 사람중에 그래도 우리소를 예쁘게 봐 준 사람이 있었다니.... 그 녀석은 식탐이 많았다 자기구시에 잇던 먹이를 아끼고 다른구시에 있는거 부터 먹고 자기껄 먹는 꾀돌이다 우리송아지를 사간 사람이 감사하다 그리고 안심이 된다 잠깐 동안 이루어진 일들 땜에 떠나 보내는 아픔도 느끼지 못 했는데... 꾀돌아!... 잘~크그래이.... *제가 이제 덕과면 고정리에 집을 지어 이사를 왔답니다 사진도 올려 지나요? 우리 송아지 낳자 마자 찍어둔 예뿐사진도 있는데.... 주소:남원시 덕과면 고정리 68-1 번지 손전화:010 2889 2905 입니다 우편번호"590-911 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