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아침마다 울려 퍼지는 전주여성시대를 들으며 아침운동을 하느라 황방산을 오르고 있습니다. 늘 곁에는 이웃에 사는 친구와 함께하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혼자 일 때는 더욱 방송에 집중 할 수 있어 좋은 날이 됩니다.
아침마다 등산을 하는 동료도 이곳에 이사 와서 사귄 친구입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기 그지 없었지만 벌써 6년째 살다보니 고향친구 못지않은 정이 쌓였어요.
살림도 예쁘게 잘하고 남편 사업을 도와주는 부지런한 친구랍니다. 바쁘게 살면서도 아침마다 등산가자는 제 요구에 즐거이 따라 나서주지요. 가끔 한가한 시간이면 사무실로 초대해서 차 한 잔을 놓고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이웃을 넘어 친한 친구가 되었답니다.
제게는 이런 이웃 같은 동료가 또 있습니다.
경기도에서 살다가 전주로 내려와 낯선 길거리와 아는 사람도 없었던 시절, 황방산에 오르는 일과 외에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막내아이만 데리고 있다 보니 저도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공부를 하고 싶은 생각은 늘 간절했지만 세 아이를 키우느라 감히 생각도 못하고 지냈습니다. 두 아이가 학생이 되고, 시간 여유가 생기면서 눌러 두었던 공부 욕심이 다시 살아났던 거였어요.
그래서 시작하게 된 대학교에서 만난 동료들입니다. 2004학번을 받은 우리들은 나이는 15살까지 격차를 보이지만, 아홉명이 3년 내내 스터디 그룹을 형성해 공부를 하다 보니 이제는 멀리 사는 고향친구들 보다 더 가깝게 지내게 되었답니다. 벌써 4년 과정 중에서 1년을 남겨두게 되었어요. 올해는 졸업을 위한 논문을 준비해야 하는 벅찬 해이지요.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 논문준비를 해 두려고 전주시내 도서관을 열람하며, 바쁜 겨울방학을 보내고 있답니다.
학교생활이라는 것이 공부보다 더 기억되는 것은 학창시절에 있었던 여러 행사에 얽힌 추억들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그래서 물론 임원활동을 하면서 추억도 많이 만들었지요. 그중 하고 싶은 일이 한 가지 있었는데 이번에 동참하게 되면서 소원을 이룬 것이 있어요.
다름이 아니라 제가 국문학과를 전공하고 있는데 우리 과의 특성상 매년 문예지를 발간하고 있답니다. 솜씨 좋은 학생들의 글을 장르별로 묶어서 한 권의 문예지로 만든 것을 선물만 받곤 했는데, 올해는 하고 싶었던 편집 일에 동참하게 되었답니다.
작품 선별하고 취합하고, 출판사에 맡긴 후 1차 교정 보고, 다시 2차 교정보는 과정이 생각했던 것만큼 쉽지 않고, 재미있는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렇게 신중을 기해도 정작 책을 읽다 보면 오타가 발견된다는군요. 그 과정을 알게 되니 새삼 책 한 권 한 권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어요.
우리 스터디 팀원 중에 글을 잘 쓰는 언니가 있답니다. 언니는 1학년부터 지금까지 편집 일을 계속했는데 해마다 일이 끝나면 내년에는 손 떼겠다고 말했던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올해 나올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전북지역 국어국문학과 『가람문학 16호』가 기대됩니다. 우리끼리 강의실에서 조촐한 출판기념식을 갖는답니다. 우리의 소중한 모습을 축하 해 주십시오.
장 소 : 금암동 한국방송통신대학교 302강의실
시 간 : 2007년 2월 27일 오후 3시
전주시민이 된지 6년째, 40 중반 주부인 제가 가장 아름답고 보람 있는 추억을 간직하게 된 도시가 되었답니다. 제 고향 논산 다음으로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서곡지구 현대아파트 104동 7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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