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 12월 19일은 제게 특별한 추억이 있는 날입니다.
16대 대선이 있던 그 날은
제가 첫아이를 출산하고 난지 일주일밖에 안되었을 때였습니다.
몸조리도 몸조리려니와
그때 저의 모습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거의 사람의 몰골이라고는 할 수 없는 처참한 지경이었습니다.
국민의 권리를 행사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으나
어지간해야죠. 얼굴은 말할 것도 없고, 몸은 뒤뚱뒤뚱, 발은 퉁퉁 부어있었습니다.
그러나 저희 남편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어떻게든 저를 데리고가서 국민의 소중한 권리를 행사해야겠다는 생각이었죠.
저는 파카를 껴입고, 목도리를 두르고, 마스크를 둘러쓴 채 투표장으로 향했죠. 저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기를 바라며..
그러나 상황은 뜻대로 되지않았습니다.
저를 알아본 사람들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어보았습니다.
"몸은 풀었어?"
"네.."
"그런데 여긴 왜?...투표할려구?"
"..아, 네...."
주위 사람들은 대단하다는 표정으로 우리 부부를 보았죠.
투표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저희 부부는 제과점에 들러 케잌을 샀습니다.
그날은 또한 저희 결혼 3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했으니까요.
저희는 집에와서 케잌에 불을 붙이고 결혼기념일을 축하했습니다.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던 저희 부부는 개표결과를 지켜보면서
건배를 외쳤죠. 그때 태어났던 아이가 벌써 여섯살이네요.
올해 12월 19일, 결혼 8주년 기념일 역시 저희 부부는 대통령선거를 할 것이고 집에 돌아와 케잌을 자르면서 개표결과를 볼 것 같습니다. 아참!! 올해에는 둘째 딸아이의 유치원 재롱잔치도 함께 열린다고 하니 이래저래 분주한 하루가 될 것 같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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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동에서 진이, 경이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