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질방에 갔을때

 
나는 지인과 목욕탕에 다녀온지 며칠 되지 않아 가지 않으려고 했다.
이 남자는 몸이 찌뿌등하다면서 찜방에나 다녀오자한다.
혼자 가기 싫은지 나한테 같이 가서 지지자고 꾄다.
여우는 또 여우짓을 한다.
그럼 내꺼 찜방값도 내줄거야?
찜방비를 남편이 내는건 당연한 일이지만 여우짓을 한번 해보았다.
응.
여우는 찜방내준다는 말에 좋아하며 그럼 가겠다고 따라 나선다.
저녁식사후 8시가 좀 못 되어 집을 나섰다.
평일이라서 그런지 찜방(찔질방)은 한가한 편이었다.
사우나쪽에도 찜방쪽도 사람이 별로 없으니 너무 좋았다.
 
유일하게 눈에 띠는 가족이 있다.
열명 가까이 온 사람들이 모두 가족인지 친척도 낀건지는 모르겠지만
가장인듯 보이는 그 아저씨.
아따 찜방에 가족회의를 하는것 같지는 않고
무언가 열심히 훈계를 하는듯 함께 온 사람들
모두 그분을 향하여 눈과귀를 모으고 있으니 하는 말이다.
이집도 큰일이다.
초등학생으로 보이는데 잘해야 중딩(중학생)정도 되는 남학생이 거구의 체격이다.
왕비만.
성인병 종합세트를 몽땅 가지고 있을것 같다.ㅠ
 
내 자신에게 내준 숙제를 하기위해 책도 가져갔지만
어느새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 사극 ㅇㅇㅇㅇ이 시작된다.
일단 드라마를 시청했다.
남자는 고단했는지 평상시 집에서처럼 드라마를 몇장면보다가
잠이 들었다.
드라마가 끝나면 집에 가려 했지만 오늘이 가기전에 숙제를 마쳐야 했다.
반드시 오늘 숙제는 오늘하기로 다짐을 했기에.
남자는 숙제를 다하고 깨울생각에 잠을 자도록 내버려 두었다.
숙제(독서)를 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귀에 익은 소리가 요란하게도 들린다.
누군가는 에어빠지는 소리라고 나를 깔깔대고 웃게도 하더구만.
 
바로 뱃속의 가스빠지는소리이다.
위에서 말한 가족들외에는 다른 사람들은 없었다.
내 가장 가까이서 들렸기에 책을 읽다가 쳐다보게되었다.
틀림없이 울 집 남자에게서 나는 소리라 생각이 들어
나는 소리없는 미소만 짓고 말았다.
어느집의 많은 가족들도 일제히 가스빠지는소리에 시선을 돌린다.
그래도 어느 누구도 뭐라하지않는다.
물론 속으로 한마디 했겠지?ㅋ
가스빠지는소리는 틀림없이 울집남자에게서 났다.
한번도 아니고 잠시후 또 한번의 가스빠지는소리가 났다.푸하하.
어디 그뿐인가.
가끔 아마 매일 한번은 자구 일어나면서 하는 소리.
 
아이고어머니~하는 소리.
잠결에 이 소리까지 한다.ㅎ
내 목표량 숙제를 마치고 집에 가기위해 남자를 깨웠다.
많은 사람의 가족이 있기에 찜방에서는
차마 말을 꺼내지 못하고 찜방을 나와
조용히 조금전의 대박사건(ㅋ)을 이야기 해주었다.
자신은 전혀 모른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랬냐며 덩달아 웃는다.
남자는 부끄러운줄도 모르나보다.ㅎ
하긴 우리 고등학교때 화학선생님께서 들려주신 말씀이 있다.
 
때로는 여고교실에서도 얼떨결에 뽕~
하고 뱃속의 가스빠지는소리가 날때가 있다.
여고생도 사람이요.
공주도 사람이고 대통령도 사람인이상 생리적인현상을 막을 수는 없는 법이다.ㅎ
그럼 우린 배꼽빠져라 웃곤 했었다.
바로 화학선생님께서는 늘 미소 지으시는 인자하신 모습으로
이렇게 말씀 하시곤 했었다.
괜찮아.생리적인현상인게 내 시간에는 뀌어도 돼.
우리는 또 한바탕 하하호호.
이 말씀을 해주신 선생님이셨기에 지금껏 성함까지 기억하고 있는 것일까?ㅎ
조일ㅇ선생님이신데 지금쯤 어디서 어찌 사시고 계실지.지금쯤 할아버지가 되어계시겠지?
 
아저씨~
당신은 참 재주도 좋으요이.
본인도 모르고 있는데
잠자면서까지도 생리적현상이 일어나다니요.ㅋ
생리적인현상이니 창피한건없지만요.ㅎ
울집 남자한테 내가 잠을 자면서까지 재주를 부린
이야기를 들려주니 이 남자왈
재미있다는듯 웃으면서 오늘은 내가 글쓰기 하나 제공했네?라며
나더러 써보란다.ㅎ
나가 쓰라면 못 쯜 줄 아남유?ㅋ
그래서 이 글을 쓰게 된것임을 밝힘니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