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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수도요금이 8년에 8억 원?.. "의문은 꼬리에 꼬리"
2022-02-23 3529
조수영기자
  jaws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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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뷔페식당의 상수도 요금 검침을 잘못해 5억원이 넘는 요금을 못 받게 된 전주시의 황당한 수도행정 이야기, 얼마 전 전해드렸죠.


전주시는 해당 식당에 8년여에 걸쳐 5천여만 원의 요금을 부과했는데, 뒤늦게 봤더니 실제 부과했어야 할 액수가 8억 원이 넘었습니다.


그런데 목욕탕도 아닌 음식점에 이 정도 요금이 과연 가능한 것인지, 의문이 꼬리를 무는 등 수도요금 산정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합니다.


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수도검침에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난 뷔페식당입니다.


알고보니 수도 검침원이 6자리인 계량기 숫자를 5자리로 파악한 실수가 있었다는 게 전주시 설명입니다.


사실상 실제 사용량의 10분의 1만 검침했다는 얘깁니다.


전주시가 뷔페식당 측에 8년 반 동안 원래 부과했어야 마땅하다고 밝힌 액수는 8억 4천만 원..


1년에 약 1억 원, 한 달에 800여만 원꼴입니다.


이게 과연 요식업계에서 나올 수 있는 수도요금인지 궁금증이 남습니다.


우선 대형뷔페에 결혼식장, 숙박시설까지 두루 갖춘 전주 시내 한 호텔의 지난해 월 평균 부과액의 2배 가량..


코로나19 확산 직전, 한창 때 전주 시내 유명 식당들에 부과된 한 달 요금과 비교해도 월등히 많습니다.


물 사용량은 어떨까.


뷔페식당의 2019년 사용량은 서류상 2천여 톤, 당시 검침원이 계량기 지침의 마지막 한 자릿수를 빼먹은 걸 감안하면 실은 연간 2만 톤을 넘게 썼는다는 계산입니다.


이 정도면 대표적으로 물을 많이 쓰는 업종인 대중 목욕탕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목욕탕 운영]

"코로나19 이전 같은 경우는 500만 원대가 나왔어요. 하수도 요금까지 합치면 700만 원 정도가 나와요. (뷔페식당에서 한 달에 800만 원 정도가 나왔다면?) 많긴 하네요."


전주시는 충분히 가능한 수도요금이라며 애써 의구심을 불식시키려 해보지만 구체성 있는 근거를 제시하진 못합니다.


[전주시 관계자]

"설거지를 많이 하니까 아무래도 쓰는 양이 많을 수 있고.. (뷔페들이 다 이렇게 나와요?) 규모가 크면 그만큼 많이 나올 것이고.. 천차만별이라고 봐야죠."


그렇다면 현재 상황은 어떨까?


재작년 중순, 계량기를 교체하면서 제대로 수도검침이 이뤄진 이후에는 어찌된 일인지 매달 100만 원 안팎의 요금만 부과되고 있습니다.


전주시가 추정한 과거 사용량에 비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뷔페식당측도 과거에 누가, 그리고 그렇게 많은 물을 어떻게 썼다는 건지,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입니다.


[뷔페식당 운영법인 관계자]

"영업하는 입장에서 똑같이 영업하는데 어떻게 지금 100만 원도 안 나오냐고요. 지금 우리가 아무리 절약한다고 해도 어떻게 그렇게 절약을 해요. 음식 만드는 건 똑같은데.."


엉터리 검침으로 빚어진 전주시 수도행정의 난맥상은 상식적으로 잘 납득할 수 없는 찜찜한 수수께끼를 남기고 있습니다.


MBC 뉴스 조수영입니다.


- 영상취재 : 정진우

- 그래픽 : 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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