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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송된 편지 남기고'..복직 투쟁 7년차 노동자 숨져
2022-05-13 379
허현호기자
  heohyeon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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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삼성전자서비스센터에서 노조 활동을 하다 직장을 그만둬야 했던 50대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7년 넘게 복직 투쟁을 해왔는데, 삼성의 노조 와해 공작으로 직장을 잃은 이들에게 사과하라는 편지를 남겼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허현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충남 천안의 삼성전자 서비스 센터 비정규직 노동자였던 고 정우형 씨..


지난 2015년, 저성과자 해고를 쉽게 하는 취업규칙 개정을 반대하는 노조 활동을 하다 결국 10년 넘게 일해왔던 직장을 그만둬야 했습니다.


전국의 서비스 센터와 본사 앞에서 복직 투쟁을 이어 오기를 무려 7년, 정 씨는 지난해 장수에 정착했지만 끝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정우형 씨 아내]

"밥을 굶었겠죠. 배도 고픈데 용기도 필요하고 그러니까... 그걸 잘 안 먹는 사람인데, (현장에 가보니) 막걸리를... 많이 마셨더라고요."



현장에서는 유서와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수신인인 반송된 편지가 발견됐습니다.


편지는 노조 파괴 공작으로 삼성 임원들이 실형을 선고받은 사건을 언급하며 해고자들에게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지인에게는 SNS 메시지를 통해 '부치지 못한 편지를 대신 전해달라'고 마지막 당부를 남겼습니다.



[정우형 씨 아내]

"본인이 지키고자 했던 동지들을 제대로 못 지켰다는 생각 때문에 너무 많이 힘들어했고요. 아주 실낱같은 희망 하나를 또 걸어보고 기다리고 있었고, 그렇게 하다가도 안돼서...."



삼성 이재용 부회장은 노조 와해 공작이 드러나자 대국민 사과까지 했지만 정 씨 같은 노동자들은 여전히 복직을 위한 소송과 시위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김성환 위원장 /삼성일반노동조합]

"(해고 노동자들은) 가정이 유지가 어려우니까 와해가 되고 이혼하고, 먹고살기 위해서 이것저것 막노동을 한다거나, 일을 하지만 안정적이지 못하고 항상 불안한...."



삼성전자 측은 정 씨의 죽음을 애도하지만,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순 없다고 답했습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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