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올 한 해 전북의 이슈를 돌아보는 기획 보도입니다.
지방자치에서 단체장은 인사와 예산 등에 전권에 가까운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죠.
올해도 단체장을 중심으로 한 각종 비리와 특혜 의혹이 잇따랐고, 현재 사법기관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김아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8천만 원 상당의 뇌물수수 혐의로 입건된 정성주 김제시장이 경찰에 소환된 건 지난 16일,
[정성주 / 김제시장(지난 16일)]
"(뇌물 수수 혐의 인정하십니까?) 아닙니다. 이제 진실은 밝혀지리라 생각이 들고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장시간 조사를 마친 경찰은, 정 시장을 포함한 의혹 당사자들에 대해 기소 의견 송치 여부와 시기, 신병 처리 방향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앞서 측근의 폭로로 불거진 의혹은 돈이 오간 정황을 부인하지 않는 듯한 정 시장의 육성 녹취까지 공개되며 파문이 일었습니다.
[정성주 / 김제시장(지난해 9월)]
"(배달 사고가) 났네, 안 났네도 할 것 없고 그냥 내가 이제 알으면 돼요. 무슨 말씀이냐면 그래야 일도 하는 거.. 그런 것 갖고 돈이 움직였다는 걸 표현하면 평생 일 못 줘. 서로."
남원시청도 올해 들어 두 차례나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았습니다.
음주 측정을 거부한 공무원의 5급 사무관 승진과, 시장 수행비서 출신의 특별 승진 등 인사를 둘러싼 비리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최경식 남원시장을 비롯해 당시 부시장과 인사 담당 공무원 등 5명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된 상태입니다.
그런데 최근, 입건된 간부 공무원이 4급 승진자로 내정되면서 논란이 오히려 더 커지고 있습니다.
[진현채 / 공무원노조 남원시지부장]
"인사 비리 사건으로 압수수색까지 받았던 부서장이 계속해서 그 부서에 있으면서 이번에 서기관까지 승진을 한 건데, (남원시가) 청렴도 하위 등급 받은 이유가 우리 안의 이런 모순들이 수용되기 때문에 청렴도가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단체장 비위 의혹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최훈식 장수군수는 공공하천 부지를 집 앞마당처럼 불법으로 사용한 전말이 전주MBC 보도로 드러나 물의를 빚었습니다.
특히 최 군수 취임 이후 역점적으로 조성하고 있는 메타세쿼이아 길 인근에 군수 부인과 측근들이 토지를 매입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이해충돌 논란도 제기됐습니다.
[최훈식 / 장수군수(지난해 11월)]
"군민들과 방문객 모두가 자연에서 힐링할 수 있는 새로운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를 합니다."
단체장의 측근이나 배우자가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습니다.
전주시 산하의 시설관리공단은 자격 요건이 미비한 우범기 전주시장의 측근을 무리하게 임원으로 임명해 결국 이사장이 머리를 숙였습니다.
김제에서는 시장 배우자에게 특정 부서 공무원들이 따라붙어 차량을 제공하고 수행하는 이른바 '사모님 의전 관행'이 전주MBC 보도로 알려지며 공분을 사기도 했습니다.
단체장 관련 상당수 의혹들은 이제 사법이나 행정당국의 판단을 앞둔 가운데, 지방권력의 각종 비리 구조를 바로잡는 계기가 될지 주목됩니다.
MBC뉴스 김아연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