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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배상 청구.. 노조 압박 논란
2022-07-26 923
허현호기자
  heohyeon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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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우조선해양의 파업은 끝이 났지만, 회사는 노조에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를 예고하며 또 다른 논란을 불렀습니다. 


거액의 소송으로 노조의 파업 의지를 꺾겠다는 의도로 악용되는 게 손해배상 요구인데, 우리 지역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닭고기 가공 업체인 부안의 참프레가 파업을 벌인 노조에 100억 원의 배상을 요구한 겁니다.


허현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30여 미터 높이의 사료 저장고 위 농성장에 두 사람이 고개를 내밉니다.


닷새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참프레 화물 노동자와 화물연대 간부, 이들이 고공에 오른 이유는 사 측의 손해배상 요구 때문입니다.


사 측은 노조의 장기 파업으로 피해를 크게 봤다며 노조를 상대로 100억 원을 물어내라고 요구했습니다.



[김윤곤 /화물연대 참프레지회 부지회장]

"솔직히 살면서 1억도 못 만져본 노동자들이 태반입니다. 지금 당장 월급도 압류가 돼서 다음 달 생활부터가 걱정인데, 과연 그 큰돈을 내가 어떻게 갚아야 할지...."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하며 지난 1일부터 한 달 가까이 파업을 벌인 참프레 부안 공장 화물 기사 노조원들.


차량 매매 방식 등 노사 간 쟁점 사안에서 이견이 좁혀지고 있던 와중에 사 측은 돌연 노조 측에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나선 겁니다.


참프레 측은 출하 지연 등으로 양계 농가들의 피해가 크다며 노조가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파업 노조의 운송 방해를 겪었던 비노조원들이  노조원들의 업무 복귀 시 불이익을 걱정하고 있다며, 노조에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사 측 관계자]

"피해액이 있더라도 회사가 감당할 수 있으면 감당하겠지만, 비노조원들이나 이쪽이 운행을 못하겠다라고 하면 우리는 더 죽는 것 아니에요."



하지만 피해액 산정을 어떻게 했는지, 그리고 비노조원에 대한 불이익이 없도록 하는 등의 문제는 협상 과정에서 해결할 문제인데 이를 손해배상으로 연결짓는 점 등은 납득이 가질 않습니다.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들의 파업에서도 사측이 무려 7천억 원의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며 막판 쟁점이 되기도 했던 손해배상 문제..


노조 압박 수단으로 악용되며 노동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염정수 /민주노총 전북본부 조직국장]

"우리 헌법에 보장하고 있는 노동 기본권을 심각하게 제약하는 것이 바로 손해배상 청구라고 생각합니다. 대단히 엄격하게 제한돼서 사용해야 되고...."



파업 타결 국면에서 새로 등장한 손해배상 문제가 갈등을 장기화 국면으로 몰고 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 김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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