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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 한번 만나봐라".. 박용근 의원 '전화 개입' 정황 드러나
2025-08-01 518
이주연기자
  2weeks@jmbc.co.kr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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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의계약으로 이뤄진 전북도의 코로나 방역 물품 구입 과정에 특정 도의원이 개입됐다는 의혹,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그런데 당시 계약을 담당했던 공무원이, 실제로 이 도의원에게 전화를 받았다고 증언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특정 업체가 추천됐는데, 검토 결과 전북도는 조건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음에도 결국 납품은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주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2020년, 코로나19 확산 속에 전북도가 긴급히 들여온 소독제.


입찰 절차 없이 A, B 두 개 업체와 수의계약이 체결됐는데, 이 가운데 B업체와의 계약에 박용근 도의원의 이름이 거론됐습니다.


당시 계약을 실무에서 담당했던 도청 관계자는 계약 전에 박 의원의 전화를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당시 전북도청 관계자(음성변조)]  

"박용근 의원이 전화는 한 번 온 것 같아요. 제가 정확하게 오래됐고, 안 왔다고 말은 못 하겠고 왜냐하면 그분도 가끔 전화 한 번씩 하니까.."


노골적으로 특혜를 요구한 건 아니었지만, B업체를 "한번 만나보라"는 취지였다는 설명입니다.


[당시 전북도청 관계자(음성변조)]  

"그런 업체가 있다, 한번 만나봐라 이 정도죠. 거기가 좀 조건이 안 좋았어요 솔직히. 가격도 높았던 것 같고, 납품 기일도 좀 언제까지 해달라 했더니 좀 늦는 것도 같고.."


도의원이 도청 실무부서에 업자를 소개하는 행위는 지극히 부적절하고 비상식적일 수밖에 없는데, 


당초 소독제를 독점 납품하기로 했지만 물량을 빼앗겼다고 주장하는 기존 납품업체는 보다 노골적인 요구를 들었다고 말합니다.


[A업체 대표(음성변조)]

"(도청 담당자가) '박용근 의원 아세요?' 그래서 잘 모르겠는데요 왜 누군데요? 그랬더니 '박용근 의원이 지금 계속 자기네(자기가 추천한 업체) 거를 좀 사달라고 한다'고.. '사장님이 한 1~2만 병만 좀 양보를 해주셔야 할 것 같다'고.."


결국 두 군데 업체가 십억 원 가까운 방역용 소독제를 납품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박용근 의원은 자신이 추천했다는 B업체와 경쟁관계인 A업체의 소독제 성분이 기준에 미달했다며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전북도청 감염병관리과 관계자(음성변조)]

"박용근 의원님도 한 번 우리한테 왜 안 좋은 물건을 샀냐고 기사를 보고 그렇게 얘기하셨나 하여튼 그런 적은 있었던 것 같아요."


결국 B업체 제품 역시 기준 미달이라는 점이 나중에 밝혀졌지만, 실제 전북도청의 검사와 고발은 A업체 한 곳에만 집중됐습니다.


이에 대해 박용근 의원은 자신과 친분이 있는 B업체의 민원을 도청에 전달했을 뿐, 계약에 개입한 적은 없다고 주장합니다.


[박용근 / 전북자치도의원]

"저는 전혀 그분(B업체)들 뭐 민원적인 것이었지, 제가 뭐 추천하고 그런 것은 전혀 없었어요."


코로나 바이러스를 박멸하겠다며 함량 미달의 소독제를 사들였던 전북도청. 


이 과정에서 계약 담당 공무원에게 직접 전화해 특정 업체를 거론했다는 도의원까지,


십억 원 가까운 예산을 수의계약으로 진행한 전북도의 방역 행정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주연입니다.


영상취재: 서정희

그래픽: 안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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