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다감] 전주MBC 2025년 10월 12일](/uploads/contents/2025/10/4113554fb9b9f3d32079769cefe8aed0.jpg)
![[다정다감] 전주MBC 2025년 10월 12일](/uploads/contents/2025/10/4113554fb9b9f3d32079769cefe8aed0.jpg)
[전주 MBC 자료사진]
◀앵커▶
필기 전형 불합격자를 다음 전형에 포함시켜 최종 합격자로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는 전주시 시설관리공단의 인사 난맥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최근 공단 측은 임원급인 본부장을 새로 뽑았는데 우범기 전주시장의 선거를 도운 인연으로 비서로 기용됐던 최측근인 인사인데다 모집 요강에서 요구한 구체적인 경력 요건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아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새로 취임한 전주시설관리공단의 한 임원 방 앞에 축하 화분이 문 밖까지 길게 늘어섰습니다.
공단 이사장의 바로 아래 직급인 시설본부장으로 이달 초 임명된 이 모 씨.
우범기 전주시장의 후보 시절 캠프 출신이자, 민선 8기 시작부터 3년 동안 비서실에서 의전팀장으로 일했던 인물로, 우 시장의 최측근으로 꼽힙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 A씨]
"선거 때부터 계속 있었어요. 계속 그 때부터 거의 거기서 일정 담당을 다 했다고 봐도 되죠."
[지역 정치권 관계자 B씨]
"매번 저녁 자리나 술자리 있으면 시장 모시고 꼭 다니더라고요. 그 정도로 측근인 셈이죠."
이런 이력 때문에 공개 모집 절차에도 불구하고 일찌감치 내정설이 불거졌는데, 실제 다른 7명의 지원자를 제치고 최종 합격했습니다.
시설관리공단 측은 별도 기구인 임원추천위원회논의를 거쳤다며, 측근 챙기기나 보은 인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입니다.
[전주시설관리공단 관계자]
"임원추천위원회라고 외부 위원회를 만들어서 하게 되거든요. 저희는 공개 모집 절차 그대로 했고요. 행정적으로 큰 무리는 없다고..."
그렇다면, 자격 요건에 부합하는지 따져봤습니다.
지방공기업인 시설관리공단은, 본부장직을 수행하면서 유사시에는 이사장을 직무를 대행하는 임원인 상임이사의 자격 요건을 엄격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100인 이상 기업의 임원으로 근무하거나,
5급이상 공무원으로 3년 이상 근무하는 등의 경력을 명시적으로 요구하고 있는데,
전주시청에서 6급 공무원으로만 3년을 일한 이 씨의 경력은 이들 항목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습니다.
이 씨에게 적용된 건, 다름 아닌 마지막 항목, '기타 이에 준하는 자격이 있다고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인정하는 경우'였습니다.///
[김아연 기자]
"명시된 자격 요건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전문성과 능력이 월등할 경우, 해당 인사를 발탁하기 위해 마련된 이 '기타 자격'이라는 항목이, 사실상 단체장 측근 채용을 위한 통로로 활용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주시설관리공단 관계자]
"임원추천위원회에서는 기타 이에 준하는 자격이라고 해서 5번으로 한 부분이 있거든요. (위원들이) 이 정도 자격을 가진 사람이면 상임이사로 가능하겠다는 의견을 낸 걸로..."
결과적으로 '기타' 항목 하나가, 앞서 상세하게 규정해놓은 자격 요건들을 모두 무력화한 상황.
4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연간 500억 상당의 예산을 운용하는 시설공단은 전주시 산하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지방 공기업입니다.
그 중에서도 화산체육관이나 빙상경기장같은 핵심 시설을 총괄하는 시설본부장 채용에 '기타' 항목이 적용된 건 공단 내부적으로도 유례가 없던 일이어서, 시장 측근을 위한 무리한 인사였다는 비판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아연입니다.
영상취재 : 유철주
그래픽 :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