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자료사진]
◀앵커▶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지방세 세수까지 감소하면서 전북의 재정 자립도 전국 꼴찌 현상이 고착화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만년 꼴찌를 기록하던 전남에까지 역전되는 상황이 이어진 건데요,
지역 경제를 일으킬 산업 기반을 확충하지 못한 결과가 세수 감소와 재정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유룡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주시는 내년에 에코시티에 아껴뒀던 공공청사 부지를 매각하겠다는 고육지책을 세웠습니다.
군데군데 남겨진 자투리땅이라도 모조리 처분해 서둘러 1,000억 원을 마련해 빚을 갚는다는 계획입니다.
수년째 빚을 내 재정을 꾸려나가다 보니 어느새 채무가 6,000억 원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김성환 / 전주시 기획예산과장]
"올해 같은 경우에는 160억 정도 이자 상환을 하고 있고, 원금은 또 별도로 90억에서 100억 정도 지금 상환을 하고 있습니다."
전주시의 취등록세 등 지방세 수입과 세외 수입은 연간 5천억 수준,
하지만 해마다 써야 할 예산이 2조 5천억에 달해 자체 예산 확보 능력이 20% 수준에 불과합니다.
벌써 1년간 거둬들일 지방세 수입보다 많은 돈을 은행에서 당겨쓰다 보니 전기차 보조금 100억 원 등 각종 사업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실제 전주시의 재정 자립도는 지난해 21.7%로, 지난 2016년 30.4%에서 크게 후퇴해 의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최용철 / 전주시의회 행정위원장]
"세입은 줄고 무분별한 세출이 계속된다면 전주시의 재정 파탄은 시간문제일 것입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도내 전역을 살펴보면 군산과 익산, 완주, 김제가 간신히 10%대를 유지하고 있고, 나머지 시군은 자립도가 6% 선까지 떨어져 자생력을 잃은 지 오래입니다.
[유룡 기자]
"지방 재정 악화와 재정 자립도 후퇴는 비단 일선 시군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지난해 전북자치도의 재정 자립도는 전국 평균 43.3%에 크게 못 미치는 23.5%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습니다."
2015년 이후 증가율이 1.4%에 그쳐 개선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동안 가장 낮았던 전남과 비교해도 2022년을 기점으로 역전되는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전남이 재정 건전성을 갖추는 사이 전북은 세수를 확보할 뾰족한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급한 돈 쓰기에 급급했다는 말과 다름없습니다.
[천영평 / 전북자치도 기획조정실장]
"이런 취등록세가 지방세의 가장 중요한 포지션을 차지하는 부분인데 이게 이제 경기가 안 돌아가고, 그리고 산업기반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이 좀 부족하지 않나라고 생각이 듭니다."
실제 전남은 1인당 지역내총생산이 꾸준히 증가해 지난 2022년 기준 5천437만 원으로 전북의 3천442만 원을 크게 앞질렀습니다.
여수·광양이 1인당 1억 원을 웃돌 때 전북은 그나마 높다는 완주가 6천여만 원에 그쳐 제조업 생산 기반을 다지지 못한 것이 생산과 소비 침체로 이어진다는 분석입니다.
[이상민 / 익산참여연대 사무처장]
"전반적으로 산업기반이 취약하고, 또 소비도 취약하고, 경제가 활성화되지 않으니까 부동산 경기랄지 이런 부분까지 다른 데보다 더 침체됐다고 봐야 할 거고, 그러다 보니까 지방세 세입이 (감소하는...)"
이재명 정부 들어 몇몇 지역 출신이 입각해 훈풍을 기대했지만, 정부 사업에서도 줄줄이 고배를 마신 것이 현실,
산업 기반 확충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 지방 재정 자립의 길이 갈수록 요원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팽배합니다.
MBC NEWS 유룡입니다.
영상취재: 함대영
그래픽: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