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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은 땅에 치즈공원? "조상님 누울 자리인데"
2021-01-12 1559
조수영기자
  jaws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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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C▶

부동산 거래에서 심심찮게 불거지는 게

바로 '종중 땅'을 둘러싼 분쟁입니다.


필요한 절차가 상대적으로 복잡하고

계약과정에 눈에 보이지 않던 복병들이

뒤늦게 터져나올 수 있기 때문인데요.


최근 저희 전주MBC에도 종중 땅을 잃어버렸다는

어느 종중 회원의 제보가 왔습니다.


수년 전 땅을 도둑 맞았는데,

지금 그 땅이 임실에 있는

치즈테마파크에 쓰였다는 겁니다.


이슈와 사건의 현장에서 깊이 파헤쳐본

'이슈엔현장' 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VCR▶

연간 수십만 관광객이 찾으며

지역 명소로 자리잡은 임실 치즈테마파크.


13만 제곱미터, 축구장 19개 넓이에

이국적인 경관이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조성과정이 순탄하기만 했던 건 아닙니다.


st-up] 당시, 일부 부지를 매입하는 과정엔

범죄가 있었습니다. 누군가 종중 대표를

사칭해 임실군에 땅을 팔아버린 겁니다.


6년 전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남양 홍씨 종중 측은 즉각 고발에 나섰습니다.


◀INT▶ 홍문호 / 남양 홍씨 점섭종중 대표

"평소에는 안 오시던 분인데 세 명이

모인 것을 보고 그때부터 알아보니까

땅을 팔려고 하고 있더라고요."


결국 꼬리가 밟혀 징역형을 선고 받은

가짜 종중 대표는 당시 83살 홍 모 씨


일가 친족 등 다섯 사람과 작정하고

종중 명단을 급조한 뒤, 모든 걸

위임 받았다며 3만 5천제곱미터 면적의

종중 땅을 임실군에 팔아넘겨

3억여 원을 챙겼습니다.


영역표시cg/

하지만 재판이 다 끝나고 난 뒤

조상님 누울 자리에 들어선 건

치즈테마파크 관련 시설,/끝


땅을 도둑 맞은 종중 측은 수년째

누구 하나 책임 지는 사람이 없다며,

계약 당사자인 임실군을 상대로

법적 분쟁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습니다.


◀INT▶ 홍문호 / 남양 홍씨 점섭종중 대표

"홍 모 씨가 대표라는 말은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처리해서.. 지금까지 고발한 것은

처벌해달라는 것도 있지만 잘못을 인정해주면

우리가 관대하게 (마무리) 할 수도 있는데.."


가짜 종중 대표에게 속은 임실군은

하나부터 열까지 일일이 확인할 수 없는

부동산 계약 실무상의 한계를 인정합니다.


◀SYN▶ 임실군청 관계자

"(서류를 충분히 꾸며낼 수 있었는데?)

그래도 행정이 그걸 확인하기가 어렵죠.

그런 서류들을 가져왔다면.. 누가 종중의

회원인지 저희가 알 수 없어요."


다만 계약 자체가 무효는 아니라며

경찰 수사결과에서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온 만큼, 책임 질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토지 보상도 행정당국의 손을

이미 떠난 문제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SYN▶ 임실군청 관계자

"보상금 수령했던 대표 홍ㅇㅇ 그쪽에서

그분들끼리 공탁해가지고.. 그 금액은

(법원에서) 안 찾아가지고 공탁돼 있다고요."


하지만 종중 측은

공탁금도 가짜 대표가 헐값에

팔고 남은 돈인 데다 계약자체가

무효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상황,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여전히 진상규명에 분주한 이 종중 대표는

조상들 앞에 어떻게 낯을 들어야 할지

난감하다는 하소연을 연거푸 쏟아냅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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