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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강제노역에 임금도 제대로 못 받아
2022-04-28 258
정자형기자
  jasmine@j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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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익산의 한 축사에서 40대 중증 지적장애인이 무려 30년 동안 임금도 받지 못한 채 강제 노역에 시달리다 가족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축사 주인은 이 장애인 앞으로 나오는 기초 수급비 등 9천여만 원을 가로채기까지 했습니다.


보도에 정자형 기자입니다. 


◀리포트▶

축사 앞 작은 컨테이너입니다.


10제곱미터 남짓한 방에 잡동사니와 뒤섞인 전선이 어지럽게 널려 있고, 냉장고에는 유통기한이 3년이나 지난 즉석식품 하나만 놓여 있습니다.


지적장애인 홍 씨는 이곳에서 홀로 30년간 지내왔습니다. 


홍 씨는 이곳 축사에서 혼자 소들을 챙기며, 축사 옆 컨테이너에서 생활했습니다.


혼자 소 50마리를 키우고 축사 청소, 논밭 일까지 도맡아 하느라 하루 11시간씩 일했습니다. 



[홍 씨]

"허리가 거의 끊어질 정도로 아프고요. 일하다 보면 (머리도) 바늘로 찌르듯이 그러고...."



그런데 통장에 남아 있는 돈은 9만 원뿐.


축사 주인은 홍 씨가 중학생일 때부터 데려다 일을 시켰는데, 월급은 단 한 번도 주지 않았습니다.


다만 1년에 한두 번씩 명절이 돌아올 때만 용돈이라며 몇십만 원 주는 게 다였습니다.


축사 주인은 홍 씨의 연금마저 가로챘습니다.


나라에서 기초수급비와 장애인 연금까지 한 달에 90여만 원의 돈이 나왔지만 모두 축사 주인의 주머니로 들어갔습니다.


이렇게 뺏긴 돈은 9천여만 원이 넘지만 지적장애가 있는 홍 씨는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홍 씨]

"(축사 주인이) 그때 알아서 하겠다고 말만 하고 (통장 내역을) 아예 안 보여주더라고요."



경제적으로 어려워 따로 살며 홍 씨를 오랫동안 찾지 못했던 가족은 이런 생활하는지 꿈에도 몰랐다고 합니다.



[홍 씨 동생]

"너무 충격적 이어서... (축사 주인이) 잘 있다고 했었는데 (형을) 결혼도 시켜줄 거고 (주인) 나이가 70이 넘으니까 소도 형 앞으로 몇 마리씩 (주겠다고 했습니다.)"



홍 씨와 가족은 축사 주인 김 씨를 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고 고용노동부에 체불임금 진정에 나섰습니다.


MBC뉴스 정자형입니다. 


-영상취재 진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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