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이 참 좋다] 전주MBC 2025년 09월 24일](/uploads/contents/2025/09/0aa2641c2b6f6f757f8918fc7d71f860.png)
![[전북이 참 좋다] 전주MBC 2025년 09월 24일](/uploads/contents/2025/09/0aa2641c2b6f6f757f8918fc7d71f860.png)
[전주 MBC 자료사진]
◀앵커▶
올해 처음으로 치러진 드론축구월드컵이 오늘(28일)로서 모든 일정을 마쳤습니다.
사실상 한·중·일 행사에 가까웠던 이 대회에는 국비와 도비, 시비까지 무려 50억 원의 혈세가 투입됐는데요,
흔히 월드컵처럼 권위 있는 대회에는 참가국들이 모든 경비를 자체 부담하고 있지만 전주 드론축구 월드컵은 정반대였습니다.
진짜 국가대표인지도 불분명한 선수들을 오롯이 먹이고 재우는 데만 수억 원이 들어갔는데, 대회를 주최한 민간단체도 막대한 지원금을 타 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자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25 전주드론축구월드컵 이튿날인 지난 26일,
참가자들이 숙소로 사용하는 한 호텔 앞에 대형 버스가 세워져 있습니다.
참가자들이 숙소와 대회장인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오갈 때 이용하는 셔틀버스들입니다.
[드론축구월드컵 셔틀버스 담당자]
"44인 버스 3개 정도 채웠습니다."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대규모 스포츠 행사에 참가할 경우 모든 비용은 참가국이 스스로 부담하지만 드론축구월드컵은 많이 다릅니다.
모든 것을 전주시에서 무료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드론축구월드컵 셔틀버스 기사]
(돈 받고 태우는 건 아니고?) "네. 출국할 때도 또 태워다 줘야 돼요."
이처럼 전주드론축구월드컵 개최를 위해 배정된 예산은 총 50억 원으로 모두 혈세입니다.
전체 예산 중 눈에 띄는 부분은 '선수단 편의 지원'으로 편성된 6억 7천만 원.
참가자 점심 제공을 비롯해 공항버스와 셔틀버스 등 교통편, 국가대표 선수단의 숙박비, 심지어 일부 참가자의 왕복 항공료까지 포함됐습니다.
사실상 이름만 국가 대항 월드컵이지, 먹여주고 재워주는 초청 행사와 다르지 않습니다.
대회를 주최하는 국제드론축구연맹이 예산을 지원받아 집행하고 있지만 지원 근거는 빈약합니다.
전주시는 전주시와 국제드론축구연맹(FIDA) 간 상호 협의가 완료됐다'는 간략한 이유만 설명했을 뿐입니다.
행사에 들어간 50억 원 중에는 월드컵 종료 이후 공중분해되는 비용도 15억 원 상당,
드론 경기를 위해 설치한 대형 텐트 4개 동과 이동식 화장실 설치에 8억 5천만 원, 아이돌을 동원한 개막식과 시상식에 5억 5천만 원, 드론라이트 쇼에 1억 2천만 원 등입니다.
참가자들에게 관광 기회를 제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며 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도 상당한 예산이 편성됐습니다.
[임숙희/전주시청 경제산업국장 (지난 16일)]
"세계적인 월드컵을 하면서 전주의 제대로 된 문화나 산업, 관광 모든 것을 다 보여줄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싶거든요."
하지만 실무자들 사이에서는 참가자들이 케이팝 공연에는 열광하는 반면 정작 지역 관광에 나서는 경우가 없다는 증언이 나옵니다.
[드론축구월드컵 관광 프로그램 관계자]
"저희가 프로그램을 짜서 제공을 하려 배너를 다 걸어놨어요. 아직까지 접수 들어온 게 없어요."
막대한 예산은 대회를 주최하는 국제드론축구연맹, FIDA에도 직접 지원됐습니다.
전주시가 드론축구월드컵 해외 홍보와 경기 운영을 명목으로 올해 FIDA에 교부한 민간행사사업보조금은 6억 1천5백만 원.
여기에는 기간제 직원들의 보수와 퇴직금을 비롯해, 웹사이트 개선비, 해외 홍보 비용, 국내외 출장비는 물론 업무추진비까지 포함돼 있었습니다.
목요일 저녁에 개막해서 토요일 저녁에 폐막된 전주 드론축구 월드컵.
자신들이 국가대표인지도 잘 모르는 국가대표 선수들과, 아예 대표팀조차 꾸리지 못하고 한두 명씩 참가한 선수들을 먹이고 재우는 데 들어간 혈세는 드론 축구 월드컵이라는 대회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을 낳고 있습니다.
MBC뉴스 정자형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
그래픽: 김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