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서 일명 '박 교수'로 불린
한 부동산 전문가의 투자 사기 의혹,
전해드리고 있죠.
박 씨는 국세청 상습 체납자에
신용불량자였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는데요.
그럼에도 박 씨는 수백억대 공사를
'믿고 맡겨도 된다'고 주장합니다.
비결이 궁금했는데,
답은 대출에 있었습니다.
대출 규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동산 감정평가사에게 박 씨가 로비한
정황이 담긴 영상을 취재진이 입수했습니다.
먼저, 조수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VCR▶
재작년 6월 전주시내 한 도로,
외제차량이 인도변에 멈춰섭니다.
운전자는 국세청 고액 체납자로
투자 사기 혐의까지 받고 있는
'부동산 박사' 박 모 씨입니다.
PIP-CG/
잠시 뒤, 차량 쪽으로
걸어오는 한 남성
확인결과 부동산 감정평가사
김 모 씨였습니다.
/
간단한 인사를 주고 받고,
◀SYN▶ 박 모 씨 / 부동산 박사
"예. 예."
차에 탄 감정평가사 김 씨, 대뜸
뭔가를 '최대한 해보겠다'고 말합니다.
PIP-CG/
아이쿠 제가 하여튼 최대한
거시기 해서요./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박 씨가 대가를 언급합니다.
PIP-CG/
오늘 9백입니다./끝
이런 만남은 한차례 더
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CG/
◀SYN▶ 박 모 씨
"제가 식사하면서 100만 원 드릴게요.
잘 좀 부탁해요."
◀SYN▶ 김 모 씨 / 감정평가사
"예.예.예."
끝/
분명 빈손이었던 감정평가사 김 씨,
차에서 내렸을 때 찍힌 후방 카메라에선
뭔가를 움켜쥐고 있는 모습입니다.
박 씨가 건넨 뭉칫돈으로 보입니다.
당시는 박 씨가 기획한 전주시내
한 대형상가를 담보로 한 대출신청에 대한
감정평가가 진행되던 시점.
cg
금융기관의 의뢰를 받은 감정평가사의
평가액에 따라 대출규모가 결정되는데,
그 장본인이 다름아닌 김씨가 속한
감정평가법이었던 것입니다.
/끝
겉으로만 봐서는 서로 대가를 주고받을 관계는
아니라는 겁니다.
◀SYN▶ A은행 관계자
"(감정평가 비용은) 대출 비율에 맞게끔
각 금고들이 나눠서 공통적으로 (부담)하거든요"
결국 박 씨는 상가건물 시행사를 내세워
대출을 최대한도로 받기 위해 뒷돈을 주고
감정평가사를 매수한 정황으로 풀이됩니다.
박 씨는 취재진 앞에서 평가사
로비 사실을 스스럼 없이 시인했습니다.
늘 있는 일이라는 겁니다.
◀SYN▶ 박 모 씨 /부동산학 박사
"LTV, DTI가 줄어들다 보니까 '감정평가를
좀 올려주십쇼' 이렇게 가서 로비도 하고
그럽니다. 그런데 아무리 로비를 한다고 해도
감정평가를 막 터무니 없이 불려준다?
그렇게 할 수가 없어요."
상가 대출을 최대한 받아내기 위한 박 씨의
작업은 이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재작년 대출심사 시점을 앞두고
상가 이곳 저곳에 내걸린 현수막들,
유명 프렌차이즈 음식점 등이 이곳에
입점 준비를 마쳤다는 내용입니다.
은행 측은 이자 걱정은 없겠다면서
3백억 원 대출을 결정했습니다.
◀SYN▶ A은행 관계자 (대출 심사담당)
"여기가 만성동의 중심이 될 거니까
빨리 분양이 될 거란 예측을 잡았어요.
(프랜차이즈) 계약을 그렇게 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었고, 그렇게 계획을 잡고
있다고 설명을 하긴 했는데.."
PIP-CG
해당 건물의 등기 내역을 살펴보니,
100개가 넘는 상가들 대부분이 이같은
은행대출에 활용됐지만, 준공 2년이
되도록 새 주인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프렌차이즈 입점 홍보는 대출이 나오자마자
없던 일이 됐다는 게, 당시 프렌차이즈
유치를 담당한 관계자의 증언입니다.
◀INT▶ 프렌차이즈 유치 담당자
"준공이 나고 나면 인테리어를 해야 하는데
투자비가 없다고 그러는 바람에 프렌차이즈
본사들한테 많이 항의를 받았어요. 유야무야
그냥 깨졌습니다, 저희들하고. (박 씨의)
그 말이 제일 기억 나네요. '나는 이 상가
투자자들한테 그냥 넘겨버리면 된다.'"
대출에 나선 금융기관은 부동산 가치를 볼 때
아직 담보능력은 충분하다는 입장. 문제는
아직도 투자금을 되돌려 받지 못 한 채권자가 여럿이라는 점입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