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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뷔페식당 수도요금 8억 누락".. 8년 동안 몰랐다?
2022-02-14 1348
조수영기자
  jaws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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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주시가 한 대형 뷔페 음식점에 10년 가까이 엉터리 수도요금을 부과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실제 사용량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게 수도요금이 고지됐는데, 뒤늦게 수습에 나섰지만 결국 돌려받지 못하게 된 요금이 5억원이 넘습니다.


전주시는 검침원의 착각으로 빚어진 일이라고 말하지만, 수도요금 부과 체계가 얼마나 허술했는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조수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여러분들은 이 수도요금 고지서를 얼마나 신뢰하시나요?


매달 집집마다 우편함에 날아들지만 이번에도 요금이 제대로 나왔겠거니 하고 대부분 지나쳐버리는데요.


[전주/ 시내 아파트 거주]

"(수도요금을 의심해보신다던지?) 안 해봤어요. 수도요금은 검침해가시는 분이 검침해가기 때문에 믿어버린 거죠."



[전주/ 시내 미용실 운영]

"오랫동안 영업을 하면서 큰 불편함 없이 부당하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 없고요."



그런데 이 수도요금 계산이 잘못돼 있었다면 어떨까요?


고급 뷔페 식당이 입점해 있는 전주 시내 한 2층짜리 상가건물입니다.


전주시는 식당이 영업을 시작한 지난 2012년부터 재작년까지 8년 반 동안 상가 전체의 수도요금으로 5천여 만 원만을 부과했습니다.


월 평균 56만 원, 그런데 황당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알고보니 상가의 수도요금이 잘못 산정돼 있었다는 겁니다.


상수도행정 업무를 맡고 있는 전주시에 물어봤습니다.


전주시 수도 검침원이 계량기를 잘못 검침했단는 황당한 답변이 돌아옵니다.



[전주시/ 관계자]

"(계량기 숫자가) 여섯 자리였는데 다섯 자리로 판단을 하고 그 분이 검침할 때는 뒤에 하나는 소수점으로 본 거죠."



상가건물 계량기 숫자는 6자리, 그러니까 10만 단위였습니다.


그런데 전주시는 검침원이 그보다 작은 5자리, 만 단위인 걸로 착각하고 잘못된 데이터를 입력해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해당 상가 건물의 수도검침이 이뤄진 기간은 8년 반. 이 기간에 단 1명이 검침업무을 담당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매달 실시된 수도검침이 모조리 잘못됐다는 겁니다.


결과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취재진이 전주시 내부 자료를 확인해본 결과 제대로 검침했다면 원래 부과액은 8억 4천만 원에 달합니다.


하지만 검침원의 말만 믿고 부과했다는 실제 수도요금은 6.4%인 고작 5,400여만 원이었던 것입니다.


8억 원 가까이가 적게 부과된 것인데 전주시는 지난 2020년 계량기를 교체하면서 이 같은 오류를 뒤늦게 발견했습니다. 


이전에는 몰랐다는 어쩌구니없는 답변입니다.



[전주시/ 관계자]

"(중간에 검침원이 한 번이라도 바뀌었다면?) 그렇죠. 그랬다면 바로 발견이 될 수가 있었겠죠. 그런데 그 분이 처음부터 끝까지 하신 분이에요."



이처럼 수도요금 부과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는데도 뷔페 식당 측이 뒤늦게 납부한 금액을 보면 또 한 번, 어이가 없다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전주시는 부랴부랴 잘못 부과된 요금 징수에 나섰지만 공공요금 징수 시효기간은 최근 3년으로 규정돼 있어 실제 되돌려 받은 요금은 2억 6천만 원이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나머지 5억여 원은 수도요금을 꼬박꼬박 내온 시민들의 피해로 고스란히 남게 됐는데, 전주시 당국은 해명도 입장 표명도 없이 제 몸 사리기에 급급해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

-영상그래픽 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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