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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 한 달 만에 극단 선택.."전주시 순직 추진"
2022-02-17 609
유룡기자
  yuryong@j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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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신규 임용 공무원이 한 달 만에 업무 과중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습니다. 


전주시는 9급 시보 공무원에게 주어졌던 살인적인 노동 강도를 인정하고 순직 처리를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또 부서 내에 갑질 등 부당행위가 있었는지도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유룡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15일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전주시 9급 공무원, 스물일곱의 짧은 생을 마감한 그의 유서, 지인과의 대화에는 한 달여의 고단한 삶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습니다. 


항상 불안하고 업무 생각에 미칠 것 같다, 밀린 일을 처리하고 나온 밤 11시 퇴근길이 너무 서럽다.


오히려 민원인에게 일을 배워가며 토요일, 일요일도 없이 일주일 내내 일하고 있지만 내색을 못 한다는 내용입니다. 



[유족] 

"애가 공황장애가 왔고, 과부하가 걸린 상태에서 하루도 안 쉬고 계속 일을 하고, (사망) 전날에도 일을 싸가지고 왔어요. 집에. 가방에도 일이, 서류철이 있더라고요."  



전주시는 사건 발생 이틀 후 유족에게 머리를 숙이고 순직 처리에 나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임용 뒤 한 달간 평일 근무 21일 가운데 3분의 2인 14일이나 야근을 했고 일부 기록되지 않은 '시간 외 근무'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강세권/ 전주시 농업정책과장] 

"우리 과는 업무 특성상 1월~2월이 제일 바쁜 달입니다. 잔업도 있었지만, 코로나 업무도 5일 했고 신규자이기 때문에 강도가 더 심했지 않았을까. 순직 처리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비상 상황으로 교육 없이 현업에 투입돼 까다로운 보조금 지급 업무를 맡았고 닷새나 보건소 지원에 투입되기도 했습니다. 


전주시는 근무표와 달리 사망 직전 주말·휴일 보건소 지원 근무를 도맡게 된 경위와 부서 내 의사소통이 어려웠다는 주장에 대해 감사를 추진합니다. 



[박경규/ 전주시 감사담당관] 

"직원간에 갑질이나 괴롭힘, 왕따, 그런 외적인 자료들이 있었는가, 그것들에 대해서 지금 저희들이 조사할 계획입니다."



주먹구구식 인력배치와 폐쇄성이 안타까운 죽음을 불러오지 않았는지 공직사회의 자성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 NEWS 유룡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 서정희

-그래픽 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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