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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이장 20년.. 마을 창고가 이장 소유로
2022-12-12 3788
정자형기자
  jasmine@jmbc.co.kr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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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한 시골마을의 공용 창고를 마을 이장이 개인 사업장으로 차지해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마을 회관의 땅도 이장이 개인 명의로 바꿔버렸습니다.


이장 부부가 20년간 이장을 나눠 맡으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정자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주민 백여 명이 사는 남원시 주생면의 한 마을. 


마을 한 쪽에 150평짜리 건물이 들어서 있습니다. 


남원시가 5년 전 마을에 지원한 2억 원으로 지어진 것으로, 주민들의 농기계를 공동으로 보관하도록 한 마을 소유입니다.


그런데 웬일인지 건물은 원래 목적과 전혀 다르게 쓰이고 있습니다. 


이곳은 농기구를 보관하는 공용창고가 아닌 이장 부부의 사업장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이 마을 이장 이 모 씨 부부는 지난해부터 창고를 각종 중고 물품 파는 판매장으로 바꿔 자신들의 소유 처럼 쓰고 있습니다. 


건물 등기부를 떼어보니, 토지와 건물은 한 영농조합법인 명의로 돼있습니다.


그런데 이 영농조합법인의 대표는 이장의 남편, 그리고 이장 본인과 아들, 친척 등이 이사로 올라있어, 사실상 이장 가족이 건물을 소유한 형태로 돼있습니다. 


5년 전 시청이 공동창고를 짓는다해서 해당 부지를 마을에 판매한 주민마저 전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박영남 / 마을 주민]

"마을에서 회관 등을 짓는다고 해서 팔았죠. 팔았어요, 마을에다가. 이장부부가 사유화한 줄은 몰랐습니다."


이 곳 뿐만이 아닙니다.


주민들의 농기계를 보관하는 또 다른 창고.


이곳도 실은 마을의 공동 소유였는데 마을 이장은 지난 2013년 대지를 개인 명의로 바꿨습니다.


이유를 묻자 이장은 창고를 짓기위해 행정 편의상 자신 명의로 바꿨다고 말합니다.


[이장 남편]

"마을 것이예요. 마을 것. 답은 마을회로 (명의)이전이 안 돼요." 


심지어 마을 회관도 대지가 법인 명의인데, 2018년에 바꿔놨습니다.   


이 마을에 있는 공용 공간 중 이장 개인이나 가족이 설립한 법인으로 명의가 바뀐 곳은 확인된 것만 3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주민들은 이들 부부가 20년째 마을 이장을 바꿔가며 독식하면서 마을의 공용 시설을 본인들 명의로 바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박태수 / 마을 주민]

"농기구를 보관할 데가 없어서 비를 맞히고 있는데, (공용 공간이) 주민들 품으로 돌아오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장 부부는 사업장으로 쓰고 있는 창고가 원래 공용 시설로 써야 하는 지 최근에 알았고, 영농조합법인에는 주민들도 소속돼 있다며 주장합니다.  


[이장 남편]

"법인 설립할 때 이렇게 돼서 설립을 하니깐."

(본인이 법인 소속인지 다들 모르시던데요?)

"모르는 사람들 대부분이죠. 동의 받았어도 할머니들이 당시에 이게 뭔 소리인지 압니까?"


하지만 취재진이 법인 등기부를 확인한 결과 마을주민들은 어느 누구도 법인에 소속돼 있지 않았습니다.


MBC 뉴스 정자형입니다.


영상취재: 진성민

그래픽: 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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