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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소멸기금 건물 짓기에 '몽땅'.. 인구 대책 맞나?
2024-02-18 1758
박혜진기자
  hjpark@jmbc.co.kr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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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 커 ▶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 연간 1조 원의 기금이 전국에 뿌려집니다. 


이렇다보니 기금 집행을 위해 시군마다 앞다투어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지만, 대부분 건물 짓기에 그치고 있습니다. 


과연 건물 신축만이 답인지, 인구절벽을 극복하자는 근본 취지에 부합하는 것인지, 의문이 큽니다. 


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남원 시내와 20km 떨어져 있고 지리산으로 둘러싸인 광활한 부지.


남원시는 이곳에 2026년까지 220억을 들여 지역활력타운, 즉 주택단지를 조성할 계획입니다.


정부가 지방인구 소멸을 해결하라며 준 지방소멸기금으로 추진하는 사업입니다.


남원시가 진행하는 지방소멸기금 사업은 모두 5개, 


이 중 4개가 건물을 세우는데 투자되고 있습니다.  


[박혜진 기자]

"나머지 한 개 사업 마저 이곳 광한루와 남원 관광단지를 잇는 다리 건설 사업인데 무려 3백억이 넘는 기금이 투입될 예정입니다."


인구감소지역인 도내 11개 시·군이 올해 추진하는 지방소멸기금 사업 가운데 76%가 이처럼 타운과 센터, 체험시설 설립 등 건물 짓기에 투입됩니다.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아이디어를 내 지역 특성에 맞는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했지만, 다양한 프로그램을 발굴하기보단 건물 신축에만 매달리는 겁니다. 


지난 2022년부터 지방소멸기금 투입이 개시됐지만, 집행률은 32%로 저조할 수밖에 없습니다. 


2년 가까이를 사업구상과 설계 등에 흘려보냈기 때문입니다.    


[홍미선 / 남원시 기획팀장]

"현금성 복지는 지금 정부에서 거의 대부분 지원하지 않는 정책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급한 인프라부터 먼저 해놓고.."


유일하게 건물 짓기 사업이 없는 지자체는 익산 뿐입니다. 


기존에 있던 건물을 활용해 창업스쿨 운영 등 청년층 유입을 위한 프로그램 사업만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익산시 관계자] 

"다 건물 지어놓고 나중에 그게 잘 운영이 되면 모르는데 안 되면 그 운영비, 건물은 건물대로 운영비가 또 들어가잖아요. 창업이나 취업할 때 지원해 주는 것(에 중점을 뒀습니다.)"


건물 신축 사업을 추진하다 주변의 우려에 뒤늦게 다른 사업으로 대체하는 지자체도 있습니다. 


[지자체 관계자] 

"굳이 똑같은 성격, 똑같은 공간을 여러 시설을 만들 필요는 없잖아요." 


인구소멸을 해결하기 위해 10년간 10조를 투입한다는 지방소멸기금, 


건물 짓기에만 몽땅 기금을 투자하고 마는 것은 아닌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 NEWS 박혜진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

그래픽: 안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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