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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예산에 빨대?".. 전주시의원 가족·지인 업체가 독식
2025-07-24 5497
이주연기자
  2weeks@jmbc.co.kr

[전주 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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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주시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업체가 할인을 하면 할인액 만큼을 보전해 주는 사업을 진행했는데 특정업체 몇 곳에 이 지원금이 쏠렸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전주MBC 취재 결과 이 사업과 관련 있는 상임위에 속한 시의원 본인과 가족 등이 운영하는 같은 업종의 업체 4곳이 관련 예산의 65%를 싹쓸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주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주시가 운영하는 공공 배달앱, '전주맛배달'.


지역 소상공인을 지원하겠다며 만든 세금 기반의 공공 플랫폼입니다.


그런데, 지난 2023년 진행된 할인 구독 행사에서 특정 미용실 4곳에 지원금이 쏠렸습니다.


4개 업체가 5개월간 할인 지원 예산 약 1억 8백만 원 중 7천만 원, 무려 65% 가까운 금액을 가져갔습니다.


같은 기간 나머지 수십 개 업체는 고작 35%만 나눠 가진 셈입니다.


그런데 예산의 65%를 싹쓸이 한 이들 4개 업체들은 현재 전주시의회 문화경제산업위원장인 전윤미 의원과 모두 깊은 관계에 있습니다.


이들 4곳 가운데 한 곳은 전윤미 의원 본인, 한 곳은 배우자, 또 한 곳은 자녀, 그리고 나머지 한 곳은 지인이 대표로 있습니다.


[해당 미용실 관계자 / 음성변조]

"(혹시 대표님이 전윤미 시의원님이시죠?) 네 맞아요. (2023년에도 계속 대표님이셨나요?) 여기요? 네. 계속 그러실거예요."


2023년 시작한 이 사업을 심의한 상임위원회는 문화경제산업위원회, 전윤미 의원은 당시 이 상임위의 부위원장이었습니다.


[전윤미 / 전주시의원, 2023년 당시 문화경제위원회 부위원장]

"저희는 이제 미용실은 1인 사업자밖에 안 돼요. 법인도 아니고 소상공인이잖아요. 의회에 보니까 전문 자문 변호사 있더라고요. 이해 충돌하고는 전혀 무관한 거다 이렇게 답변을 받았어요."


[이주연 기자]

"하지만 자문을 받았다는 시점은 그해 예산 집행이 이미 끝난 뒤인 이듬해 1월과 4월이었고, 이마저도 주변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얘기가 나온 뒤였습니다."


이 사업은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중소기업유통센터가 공모한 '2023년 소상공인 구독경제화 지원" 예산으로 마련됐습니다.


전주시는 이 돈으로 전주맛배달 앱 안에 '구독상품관'을 구축하고, 70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정기 결제·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행사를 운영했습니다.


사업을 진행한 전주시와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해당 사업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고, 특정 업체에 특혜를 주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관계자]

"사업 선정에 대한 (조건은) 없고요. 저희가 모든 업종을 유치하려고 노력을 했죠. 진입 장벽은 전혀 없어요. 모든 게 다 열려 있어요."


하지만 이 구독 홍보관을 다룬 전주시 공식 블로그에서는 전윤미 의원과 관련된 미용실 4곳만  참여하는 단독 할인 행사를 집중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때도 역시 이들 미용실이 고객에게 할인해 준 금액은 모두 전주시가 메워줬습니다.


사업 직후 특정 업체로 돈이 쏠리고 있었지만, 예산이 효과적으로 쓰이고 있는지 점검해야 할 전주시는 손을 놓고 있었습니다.


[전주시청 관계자]

"(전혀 모르셨나요?) 네. 남편이 하고 있는 줄도 몰랐어요. 사실 좀 자초지종을 저도 지금 이제 들어가지고.."


어려운 소상공인을 돕기 위한 예산이 결과적으로 전윤미 의원과 그 주변인들 주머니만 채워준 셈인데 전 의원 측은 2024년부터는 해당 사업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이주연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

그래픽: 안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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