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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에선 불법, 산에선 이해충돌?.. 또 논란인 '군수님 땅'
2025-10-24 406
조수영기자
  jaws0@naver.com

[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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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전주MBC 단독보도를 통해 공공하천 부지를 집 앞마당처럼 불법으로 사용한 전말이 드러나 물의를 빚은 최훈식 장수군수,


그런데 논란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장수군이 최 군수 취임 이후 역점적으로 조성하고 있는 메타세쿼이아 길 바로 옆에 군수 부인이 땅을 산 것입니다.


당연히 이해충돌 논란이 일 수밖에 없는데 더 이상한 점은 이 땅을 측근들과 공동 명의로 취득했다는 점입니다.


조수영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장수군 천천면의 한 야산입니다.


총 4만 4천여 제곱미터, 축구장 6개를 합친 크기인데,


한때 통째로 경매에 부쳐졌던 이 산은 지난해  새 주인을 찾았습니다.


다름 아닌 최훈식 장수군수의 부인입니다.


산책로 하나 찾기 어려운 맹지로, 수풀까지 우거져 접근조차 쉽지 않아 왜 샀는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입지입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산책로? 없을 텐데.. 모르겠어요. 안 가봤어요. 한 번도. 길 없는 산은 안 가죠."


그런데 경계를 조금만 벗어나면, 산 중턱을 따라 시원하게 뻗은 길 하나가 나타납니다.


[조수영 기자]

"제 뒤편으로 광활하게 펼쳐진 야산이 최훈식 군수 부인 소유의 야산입니다. 그런데 제가 지금 서 있는 이곳, 바로 장수군이 지난해부터 야심차게 조성 중인 '메타세쿼이아길'입니다."


활용도가 떨어져 고민이던 기존 승마용 코스를, 예산 수억 원을 들여 산책로로 재정비한 겁니다.


[전주MBC 뉴스투데이 보도(지난해 11월)]

"2천여 그루의 메타세쿼이아가 심어진 구간은 10킬로미터에 이르며 전국에서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훈식 / 장수군수(지난해 11월)]

"군민들과 방문객 모두가 자연에서 힐링할 수 있는 새로운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를 합니다."


정리하자면 군수가 역점을 두고 청사진을 발표한 사업 대상지 옆에,


군수 부인이 '산'을 산 겁니다.


약 6천만 원 정도를 들여 경매를 통해 소유권을 이전 받은 시점은 지난해 9월,


장수군이 완공을 앞두고 있던 메타세쿼이아길을 관광 자원으로 명품화하는 추가 사업을 확정했다고 발표한 지 약 두 달만이었습니다.


물론 두 부지를 잇는 연결통로는 아직 없지만 30억 원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되는 데다,


장수 트레일레이스 등 대규모 행사가 펼쳐지는 현장이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이해충돌 소지는 더 커집니다.


[장수군 관계자(음성변조)]

"(앞으로) 전망대랑 초화류 같은 거 식재하는 보강 사업이거든요. 야간에 그쪽 길에 가로등이 없어서 가로등 조성하고.."


석연치 않은 정황은 또 있습니다.


토지 등본에 따르면, 군수 부인 외에 다른 두 명이 공동소유자로 함께 이름을 올렸습니다.


취재결과 한 명은 최 군수의 전직 수행비서, 나머지 한 명은 군수 비서실 직원으로, 둘 다 현직에 있는 공무원입니다.


최훈식 군수의 해명은 이렇습니다.


산에서 작물을 재배해보겠다는 직원의 제안을 받아, 자신은 돈만 보탰다는 겁니다.


또 부동산 명의자로 부인 이름만 올라갔을 뿐, 실은 '위치도 모르고 함께 투자한 땅'이라고 말했습니다.


[최훈식 / 장수군수]

"수행비서가 그 땅을 알고 이야기 해서 경매 하나 받았는데, 저는 어디 있는지도 지금 모르고, 현지 확인은 제가 해본 적도 없고요."


결과적으로 '산림'과 '개발'에 대한 인허가권을 쥔 지방행정 최고 책임자가, 측근인 직원들과 개발지 주변 야산을 공동 매입한 셈입니다.


최 군수는 전주MBC 취재를 통해 사저 앞 하천 불법점용이 드러나자 뒤늦게 조치에 나선 데 이어, 이번에도 부동산 소유관계를 정리하겠다는 입장을 전해 왔습니다.


등떠밀리듯 이어지고 있는 뒷수습,


하지만 권한이 큰 만큼 당연히 책임도 막중하다는 선출직의 공복의무가 왜 사전에 발동하지 않았는지를 설명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유철주

그래픽: 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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