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해룡 경정이 합수단의 '마약 수사'를 두고 '검찰이 사건을 덮었다'고 반발한 가운데, 임은정 서울 동부지검장은 백 경정을 향해 "느낌과 추측을 사실과 구분해서 말씀해야 한다"고 재반박했습니다.

임 지검장은 어젯밤(9일)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내부고발자의 고달픈 하루하루를 모르지 않아 (백 경정을) 멀리서 응원했다"면서도 "서울동부지검에 부임하여 관련 기록을 검토하고 많이 당황했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이어 "세관 연루 의혹의 증거가 마약 밀수범들의 경찰 진술과 마약 밀수범들의 현장 검증에서의 진술이 전부였고, 마약 밀수범들의 말은 경찰 조사 중 이미 오락가락했으며, 마약 밀수범들이 말레이시아어로 백 경정님 등 경찰 앞에서 거짓말을 거침없이 모의하는 게 영상으로 찍혀 있었으니 당황할 밖에요"라고 이유를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마약 밀수범들의 거짓말에 속아 경찰 수사 타겟이 사실상 마약 밀수 조직에서 세관 직원들로 전환됐고, 마약 수사의 한 축인 세관 직원들은 마약 밀수 공범으로 몰려 2년이 넘도록 수사를 받느라 (세관 직원들이) 마약 수사에 전념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세관 직원들의 무혐의를 강조했습니다.

임 지검장은 "서울동부지검 파견 이후 사실과 다른 백 경정님의 여러 주장과 진술을 겪은 터라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함에 있어 조금은 홀가분하게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어제(9일) 동부지검 검경 합동수사단은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한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세관 직원들이 범행을 도운 사실이 없다고 판단해 무혐의 처분했다"고 밝혔습니다.

합수단은 경찰청과 관세청 지휘부가 백 경정 수사팀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대통령실의 개입과 관련자들의 위법 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무혐의 처분했습니다.

그러나 백 경정은 세관이 마약 밀수에 가담했다고 주장하며 인천공항세관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습니다.

백 경정은 9일 입장문을 통해 "세관이 말레이시아 마약 조직 필로폰 밀수에 가담한 정황 증거는 차고 넘친다"며 "검찰 사건기록 상으로도 충분히 소명된다"고 반박했습니다.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은 백 경정이 2023년 2월 말레이시아 국적 피의자들의 필로폰 밀수를 수사하면서 '세관 직원이 범행을 도왔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를 확대하려 했으나, 수사를 막기 위해 당시 대통령실 중심으로 경찰과 관세청 지휘부가 외압을 행사했다는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