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외국인 유학생에 기숙사를 우선 배정하면서 한국 학생을 역차별한다는 비판이 커지자 전북대학교가 뒤늦게 사과하며 대책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사과는 '형식'이었고, 결국 학생들에게 희생하라는 것에 불과했습니다.
유학생 유치라는 성과를 위해 국내 학생들은 불이익을 감수하라는 처사여서 논란은 더 확산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주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기숙사 대란 나흘 만에 전북대학교가 고개를 숙였습니다.
"학생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조치를 추진하겠다는 대안도 내놨습니다.
하지만 대학의 속내는, 사과와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생활관 전체 수용 인원은 4,886명으로 고정된 상태.
그런데 대학은 유학생 배정 인원만 600명에서 2,300명으로 4배 가까이 늘렸습니다.
[전북대 재학생]
"들어갈 기숙사가 적다 보니까 다 자취방을 구해야 되고 그래서 힘든 상황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글로컬 대학30 사업을 추진하면서 외국인 유학생을 정원없이 받았고, '기숙사 제공'을 약속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정해진 기숙사의 절반을 유학생에게 통째로 넘기기로 하면서, 재학생 1천7백여 명이 밀려나는 건 이미 예견된 결과였습니다.
대학 측은 이 상황을 두고, '생존을 위한 다다익선'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전북대 관계자는 "정원 외 유학생은 오면 고마운 존재"라며, "거점 국립대도 유학생 유치에 사활을 거는 게 대세"라고 털어놨습니다.
유학생 한 명이 아쉬운 판에 재학생 주거권은 '우선순위'가 아니었다는 고백으로 들립니다.
학교가 내놓은 대안들도 사실상 무용지물입니다.
[이주연 기자]
“학교 측이 당장의 대안으로 제시한 곳은 바로 이 훈산건지하우스입니다. 하지만 최대 수용 가능 인원은 98명으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에는 어려워 보입니다."
2월 초 등록 상황을 보고 자국 학생 배정을 늘릴 수도 있다는 방침 역시, 방 구할 시기를 고려하지 않은 매우 비교육적인 처사에 불과합니다.
내년 2월 8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신축 기숙사가 지어지면 해결된다는 해명도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외국 유학생을 해마다 늘릴 계획이어서, 건물 한 동으로는 이 구조적인 부족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학교 측은 총학생회에, 외국인 유학생에게 약속한 기숙사 제공 조건을 철회할 경우, "대학 이미지에 타격을 입어 이후 전북대 재학생이 어학연수를 갈 때 불이익을 볼 수 있다"는 협박성 발언까지 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글로컬 대학 사업의 성과에 급급해 정작 대학의 주인인 학생들을 주거 사각지대로 몰아가버린 전북대.
교육기관으로서의 책임감보다는 실적에만 매몰된 발상이 지역거점대학이라는 위상과 공공성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주연입니다.
영상취재: 강미이
그래픽: 김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