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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하면 끝? 책임은 의사 몫".. 호남권 응급이송 시범사업, 전공의 71% '낙제점'
2026-05-14 359
이주연기자
  2weeks@jmbc.co.kr

[대한전공의협의회 젊은의사정책연구원 제공]

보건복지부와 소방청이 '응급실 뺑뺑이' 해소를 위해 도입한 ‘호남권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이 정작 의료 현장에서는 거센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산하 젊은의사정책연구원(YPPI)이 호남권 응급의료기관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71%가 시범사업 운영 만족도에 대해 10점 만점에 3점 이하의 매우 낮은 점수를 부여했습니다.


특히 최하점인 1점을 준 비율도 32%에 달해 정책 수용성이 심각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태조사는 호남권 응급의료기관에서 근무 중인 응급의학과·내과계·외과계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지난 달 실시됐으며 대상자 376명 중 44명(11.7%)이 응답했습니다.


■ 광역상황실 지시는 '폭탄 돌리기'.. 사고 나면 의사가 책임


전공의들이 꼽은 가장 큰 문제점은 '의료사고 발생 시 법적 부담(82%)'이었습니다.


현재 시스템은 광역상황실이 실시간 병상 현황이나 수술실 가동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수용을 지시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응답자의 78%는 광역상황실의 지시가 병원의 실시간 진료 자원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답했습니다.


한 전공의는 "일단 이송했으니 수용능력을 넘어선 상황에 대해서는 병원 의료진들이 알아서 책임져야 하게 될까 우려"된다고 비판했습니다.


■ 구급대원 분류 불신.. 119 사전고지 폐지로 '안전권' 위협


구급대원이 현장에서 실시하는 중증도 분류에 대한 불신도 깊었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66%, 특히 응급실 최전선인 응급의학과 전공의의 80%는 구급대원의 분류와 실제 환자 상태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시범사업으로 도입된 '119 사전고지 의무 폐지'에 대해서도 응급의학과 전공의의 80%가 주요 문제점으로 지목했습니다.


사전 정보 없이 환자가 들이닥칠 경우, 적절한 의료진 배치나 장비 준비가 불가능해 환자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 "전국 확대 전, 법적 안전망과 실시간 데이터 연동 선행돼야"


현장 전공의들은 현재의 설계대로 하반기 전국 확대가 이뤄질 경우 '제도의 미비함'까지 전국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젊은의사정책연구원은 "응급실 뺑뺑이 종료가 단순히 구급차가 목적지를 정했다는 의미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시범사업의 제도화에 앞서 의료진 형사처벌 면책 등 법적 안전망 구축과 실시간 병상 및 인력 데이터 연동 인프라 확보, 배후 진료 체계 강화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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