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
◀앵커▶
우리가 사용하는 지폐에는 시각장애인도 권종을 구분할 수 있도록 작은 표식들이 갖춰져 있지만 여러 이유로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는 평을 받아 왔습니다.
더구나 고액 위주로 거래하는 수표의 경우 아예 표식 자체가 도입되지 않았지만, 당국은 실물 화폐 사용 자체가 줄고 있다며 개선 논의를 이어가지 않고 있습니다.
전재웅 기자입니다.
◀리포트▶
30년 간의 안마사 생활을 마치고, 노후 생활을 준비 중인 시각장애인 유승열 씨,
집안일이나 산책을 하는 경우, 생활 지원사에게 도움을 받고 있지만, 스스로 장을 보고 결제하려면 돈을 세는 데 온 신경이 집중됩니다.
"(2,950원입니다.) 이거 얼마인가 봐 주세요."
은행권으로 불리는 지폐는 애초부터 촉감으로도 구분할 수 있게 설계돼 있습니다.
액수별로 작은 원의 개수나 크기를 달리해, 시각장애인도 구분이 가능하게 한 겁니다.
하지만 지폐가 젖거나 오래돼 표식이 닳게되면 인식 기능이 취약해지다 보니, 차라리 지폐 크기를 가늠해 보고 액수를 추정하는 경우가 더 많은데, 이또한 쉽지 않습니다.
[유승열 / 시각장애인]
"뻣뻣하지 않은 이런 현금 같은 경우에는 물건 사고 나면 이렇게 오래된 현금들이 손에 쥐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경우에는 구분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천 원부터 오만 원까지 4종류의 은행권과 달리, 훨씬 고액을 다루는 수표의 경우에는 금액을 알아볼 수 있는 장치 자체가 아예 없습니다.
[유승열 / 시각장애인]
"월급을 받기 이전에, 봉투에다가 이게 수표라고 그러면서 일러주기만 하고, 이게 얼마가 들었다라는 거를 (확인하기 어려웠습니다.)"
1983년부터 점자 표시를 시작한 일반 지폐와 함께 아직 인식 기능을 도입하지도 않은 수표 모두 실물 화폐 사용이 줄어들고 있다는 이유로 이렇다할 개선 논의는 없는 실정입니다.
[한국조폐공사 관계자]
"(오만 원짜리) 고액권이 나오면서 좀 사양으로 접어드는 사업이거든요. 수표는 정부에서 그런 정책이 나오지 않는 이상은 계속 가져가는데요.."
지난해 말 기준 등록된 시각장애인 수는 전국에서 24만 5천여 명, 이 중 전북에는 만 명이 살고 있습니다.
전자 금융이 발전하면서 현금 거래 없는 사회로의 전환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지만 여전히 실물 화폐에 의지해야 하는 이웃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부족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일입니다.
MBC뉴스 전재웅입니다.
영상취재 : 정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