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Air
땅값 부풀려 대출 사기 의혹.."10억 이상 피해"
2020-06-23 2374
[선명한 화질 : 상단 클릭 > 품질 720p 선택]

 

금융기관에서 땅을 담보로 대출을 받으려면,

통상 감정가액보다

훨씬 낮게 대출을 신청하게 됩니다.


그런데 실제 땅값보다도

훨씬 높게 대출을 해주고도

부실이 발생이 잇따랐다면 어떨까요.


부안의 한 단위농협에서

실제로 이런 이상한 대출이 잇따랐습니다.


허현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부안 변산면에 소재한

2천 3백 제곱미터 규모의 한 토지..


지난 2017년, 부안의 한 회원조합에서

이 땅을 담보로 5억여 원을 대출했습니다.


하지만 채무자가 이자를 납부한 건 단 한 번,

해당 농협은 결국 대출 금액 회수를 위해

이 토지를 경매에 넘겼습니다.


CG1)3차례 유찰 끝에 겨우 낙찰됐는데

가격은 고작 2억 4천만 원, 해당 농협은

3억 원 가까운 손해를 감수해야 했습니다.


농협 관계자

저희 조합원들은 다 농민이죠. 자그마하게 출자를 해서 만든 농협인데, 손실이 결국은 조합원들에게 갈 수밖에 없는....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통상적인 대출과는 다르게

돈을 빌린 사람과 토지를 담보로 제공한 사람은

서로를 전혀 알지 못하는 사이였던 겁니다.


채무자

그냥 그날 알았어요. 대출받는지... (대출 제안한 사람이) 나한테 뭐 하나도 피해가 없으니까 3개월만 명의 빌려 쓰자고, 그러면 (이전에 빌린) 내 돈 다 갚겠다고.... ((담보 제공자를) 그전에는 전혀 모르시던 분이셨어요?) 예, 처음 봤어요 그날...


도대체 왜 생면부지의 사람이 대출을 받는 데

자신의 땅을 담보로 내줬을까?


토지 소유주는 수 년째 팔리지 않고 있는

땅을 처분해 주겠다며

대출 브로커가 접근했다고 말합니다.


토지 소유주/담보 제공자

3억 7천(만 원에 토지 값을) 해주겠다... 그 대신 담보 제공 형태로 좀 가자... 그래도 2~3천(만 원)은 더 받을 수 있겠다 생각하고 그쪽으로 그렇게 진행을 했었던 거죠.


실제로 대출금이 입금된 통장에서

대출 당일 1시간 만에 전체 대출 금액

5억여 원이 사라졌는데,


CG2)토지 소유주에게 약속했던

땅값 3억 8천만 원이 지급된 뒤,

나머지 금액 역시

차례대로 대출 브로커를 포함해

누군지도 알 수 없는

다수의 제3자에게로 빠져나갔습니다.


CG3)결국 팔리지 않는 땅을

농협에 담보로 넘기고,

대출금으로 토지 소유자가 원하는 토지 값을

지불한 뒤, 관련자들이 나머지를

챙긴 걸로 볼 수 밖에 없습니다.


통상 농협의 토지담보대출은

감정가의 70퍼센트 선에서 결정됩니다.


어떻게 땅주인이 생각했던 땅 값보다도

훨씬 높은 대출이 이뤄졌을까?


대출액을 산정할 때 기준이 되는

감정 평가액이 고가로 매겨졌기 때문입니다.


CG4)이 토지의 감정평가는 모두 4건.

회사별로 감정액이

최대 3억여 원이나 차이가 났는데도,


웬일인지 해당 농협은

가장 높은 감정가액을 채택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지난 2017년 7월부터 6개월간

해당 농협에서 비슷한 수법으로 이뤄진

부당대출 의심 사례는 4건이나 더 있습니다.


CG5) 공교롭게도 모두 특정 감정회사의

특정 감정사가 유독 높게 책정한 감정금액이

고스란히 채택됐고,


선택된 감정평가액은

다른 감정평가법인의 평가보다

최대 5배까지 차이가 났습니다.


금융계 관계자

실력 있는 감정평가 법인들이 감정을 하게 되면 금액이, 차이가 많지 않아요. 그런데 얘네들은 갭이 굉장히 크잖아요. 이렇게 금액이 차이가 날 수가 없거든요.


인근 부동산업자들도 매매가에 비해

감정액이 터무니없이 높다고 말합니다.


인근 부동산 업자

(부안 변산면 땅은) 한 (평당) 50만 원 된다고 생각하면 돼요. 많아봤자 70 (만 원)... (평당 100만 원씩) 쳐주질 않아요. 실제로 가서 보면 알지만 그게 7억짜리 됩니까? 안 돼요. 절대....


문제의 대출건에 빠짐없이 등장한 감정평가사는

원칙에 따라 감정했을 뿐이라는 입장입니다.


해당 감정평가사

얼마인지 우리한테 판단 좀 해주쇼. 의견이잖아요. 의견... 그 사람들이 (농협이) '우리가 대출을 해줄 필요가 없다' 평가에서 이 사람들이 10억이 나왔다 하더라도 대출 안 해주면 돼요.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농협이 진상조사를 통해

추정한 손해액은 무려 10억 원.


해당 농협은

이 과정에 공모 의혹이 있다고 보고

해당 직원을 정직 처분하고

브로커를 고발했는데 수사는 진척이 없고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들에게 떠넘겨졌습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