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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대출마다 '예외 지정'..감정평가 '허점'
2021-08-26 1946
허현호기자
  heohyeon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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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계약서조차 걸러내지 못하는

허술한 대출 심사 과정에 직원까지 공모하면서

지역 농협이 부실 대출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죠.


결국 이런 문제점들을 원천적으로 보완하기

위해 외부 전문기관의 감정평가가 필요한 건데,

이마저도 부풀리기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농협 측은 무작위로 평가 법인을 배정하는

시스템으로 객관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하지만,


부당 대출 의심 사례마다 편법으로

특정 법인을 선정하는 경우가 많아

감정평가사도 브로커들의 로비 대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허현호 기자입니다.

◀VCR▶

담보 대출에서 대출금을 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과정은 땅과 건물의 가치를

산출하는 감정 평가입니다.


[CG1]

감정 평가로 산출된 가격을 기준으로

대출 인정 비율에 따라 최종 금액이

산정되는 건데,/


객관적인 감정을 위해 농협은 통상

공신력 있는 외부 감정평가법인 10여 곳 가운데

무작위로 1곳을 선정한다고 말입니다..


한 은행의 내부 시스템입니다.


대출금액과 주소를 입력한 뒤

배정 버튼을 클릭하면 외부 감정평가법인 중

3곳이 자동으로 추려지고

[CG2]

이 가운데 1곳을 선정하게 되는 구조입니다.


이런 무작위 선정 과정이

지역 농협에서 말하는 객관적 검증의

핵심입니다./


◀SYN▶농협 관계자

어디가 배정될지를 모르게 랜덤으로 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당연히 이거는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서 하는 거죠. (공모나 이런 것도 막을 수 있는 거고?) 네, 그렇습니다.


김제 지역 농협 8곳의 공동 대출 과정에서는

어땠을까.


농협중앙회의 제재를 받은 김제 한 농협의

공시 자료를 보면 이상한 점이 눈에 뜨입니다.


[CG3]

'예외 지정', 다시 말해

무작위로 추출된 감정평가 법인이 아닌,

특정 감정평가 법인을 임의로 지정해 감정했다고 나와있습니다./


시스템상 임의 선정하기는 어렵다는 말과는

달리 지역 농협들이 특정 감정평가 법인을

선호한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SYN▶농협 관계자

지금까지 진행해왔던 그런 것(감정평가법인)을 선호도 할 수도 있을 것 같고요. 노하우나 이런 부분을 생각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좀 들고요.


지난 2017년 발생한 부안의 한 농협의

부당대출 의심 사례에서도 같은 수법이

동원됐습니다.


[CG4]

의심 사례 5건 모두 특정 감정평가법인의

특정 감정평가사가 가장 높은 가격을

매겼는데,/


[CG5]

일명 '예외 지정' 등의 방식으로

모두 채택됐고, 결국 7억 원이 넘는 손해로

이어졌습니다./


◀SYN▶금융권 관계자

세 군데 중에서도 내가 원하는 곳이 안 나와. 평가 회사가 안 나오면 거기를 임의로 찍는 거죠. 예외 사유가 지금 여러 가지가 있어요. 신용평가가 돼야 되는 건지, 아니면 기존에 있는 대출을 연장한다든지... 대상이 아닌데도 (예외 적용) 해버리는 것은 잘못된 거잖아요.


이처럼 '예외 지정'이라는 편법이

실제로 이뤄지다 보니 감정평가사를 대상으로 한 로비 의혹이 불거지기도 합니다.


부안 농협에서 등장했던 감정평가법인은,


무주 농협 작업 대출 과정에서도

담보 가치를 후하게 쳐줬고 부실대출의 단초를 만들었습니다.


해당 감정평가사는 전주의 한 상가 건물을

담보로 대출을 받으려는 채무자로부터

금품 수수를 암시하는 정황이 보도를 통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SYN▶

오늘 9백입니다. 제가 식사하면서 100만 원 드릴게요. 잘 좀 부탁해요. (예, 예, 예.)


결국 부실한 심사 관리와 농협 직원의 공모,

여기에 입맛에 맞는 특정 감정평가법인을

선정하기 위한 편법까지 동원되면서,

지역 농협은 대출 브로커들의 먹잇감이

되고 있습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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