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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장 묘역 땅속 쓰레기..지자체 "괜찮다"
2022-02-24 516
한범수기자
  happyhanbs@j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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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익산시가 운영하는 자연장 묘역 땅속에서 쓰레기가 나와 논란이 예상됩니다.


묘역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공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익산시는 크게 문제될 정도는 아니라고 하는데, 유족이나 시민들이 수긍할지는 의문입니다.


한범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익산 팔봉공설묘지 안에 있는 만 8백 기 규모의 자연장 묘역, 지난 2019년 조성이 완료된 이후, 지금까지 천 기 정도 안장을 마쳤습니다.


요즘 이곳에 묘를 쓰기가 마음에 걸린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땅을 파면 쓰레기가 나온다는 겁니다.


기존 묘지 주변으로 파놓은 구덩이를 실제로 확인해 봤습니다.


가장 상층부는 연한 갈색 빛이 도는 흙입니다.


그런데 30cm 이상 더 파내려가자 흙 색깔이 검게 바뀝니다.


비닐 조각이 흙에 섞여 있고, 심지어 플라스틱 병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취재진이 입수한 제보 사진을 보면, 깡통이나 마대 조각이 나오는 곳도 있습니다.


자연장에 쓰는 유골함은 땅속에서 분해가 빠릅니다. 그렇기에 고인의 유해가 오염된 흙과 섞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족들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자연장 안장 유족]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 봐도 우리 소중한 부모, 형제, 소중한 분들을 여기에 모시잖아요. 이런 곳에 어떻게 모시겠습니까. 말도 안 되는 얘기죠."


안치식 때는 왜 몰랐던 걸까? 


슬픔에 잠긴 사람들이 묘소가 오염됐을 거라고 차마 상상하지 못했을 터, 공설묘지 관계자들이 더러운 부분을 미리 가려놓으면, 유족들은 더욱 모를 수밖에 없습니다.


[안치식 관계자] 

"여러 가지 오물들이 있으면 속상하니까, 이런 건 한쪽으로 치워놓죠. 그러고 나서 매장할 때는 좋은 것으로 주변을 깔끔하게, 다른 흙으로 복토를 하죠."


묘역을 관리하는 주체는 익산시, 10여 년 전 양묘장이 있던 흔적이 일부 남아있는 것 같다며, 전 구역이 오염된 건 아니라고 해명합니다.


[익산시 관계자]

"자연장이 조성되기 전에 그 주변에 나무들이 많이 쌓여 있었는데, 그게 부식이 되잖아요 시간이 지나면. 그래서 색깔이 변했다고..."


또 쓰레기 양을 보면 문제될 정도까진 아니라며 정밀조사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습니다.


MBC 뉴스 한범수입니다.


- 영상취재 : 홍창용 
- 그래픽 : 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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