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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 보호한다더니"... 도살장에서 발견돼
2022-09-30 933
허현호기자
  heohyeon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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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유기견을 보호하다가 입양 보내는 등의 역할을 하는 유기견 보호소에서 유기견들을 도살장에 넘겼다는 강한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다른 곳도 아닌 자치단체의 지원을 받는 보호소인데, 보조금을 지급하는 자치단체는 손을 놓고 있었습니다.


허현호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한 농촌 마을 소 축사 옆에 있는 가건물입니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쇠꼬챙이와 대형 토치가 있고 원통 속에는 털이 붙어 있습니다.


동물의 털을 뽑은 흔적입니다.


[김세현 국장 /비글구조네트워크]

"이게 개 목줄이거든요. 여기서 개를 도살한 거죠."


바로 옆의 철제로 만든 뜬장에는 개 2마리가 갇혀 있습니다.


동물구조단체가 이 뜬장에 있던 개 한 마리를 발견해 추적해 보니 완주 유기견 보호소에 있던 개였습니다.


그런데 보호소는 이 개를 자연사한 것으로 전산 처리해 놨습니다.


입양되었다던 다른 개 2마리도 뜬장에서 발견됐습니다. 


입양해간 사람은 건강원 주인이었습니다.


함께 입양한 3마리는 뜬장에도 없어 행방을 물었더니 주변 사람에게 나눴다고 말했습니다.


[건강원 주인]

"개, 염소 같은 것을 많이 키웁니다. 키우다가 죽으면 탈모기를 돌려서 개 같은 것을 키우다가, 주기도 하고... 개소주 하는 사람이 조선 팔도에 있소? 개고기 먹는 사람이 있냐고."


그런데 알고 보니 유기견 보호소 측은 아예 이 건강원 주인이 운영하는 다른 뜬장에 유기견을 맡겨놓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유기견이 많아 뜬장에 개를 넣어 놨다는 건데, 바닥이 망으로 된 뜬장은 현재 불법입니다.


완주군은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했습니다.


[완주군 관계자]

"처음에는 아니더라도 그렇게 한, 두 달 정도 있다가 알긴 알았죠. 저희도 뜬장에 있는 건 개들도 불편하고 하니까 다시 옮기려고 많이 노력했고...."


보호소 측은 자연사 처리한 개가 뜬장에서 발견된 것은 전산상의 실수라고 주장했지만,


동물보호단체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김세현 국장 /비글구조네트워크]

"개체 수가 안 맞는 부분이 한, 두 마리가 아니고 너무 많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혹시 이제 또 건강원으로 흘러가지 않았을까 하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동물보호단체는 현재까지 유기견 50여 마리의 행방이 파악되지 않는다며, 관할 지자체인 완주군의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 영상취재 : 진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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