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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M] 30여 년간 이웃에 쌀 기부한 70대 농부.. "기부는 습관"
2023-05-28 205
이정용기자
  jylee@jmbc.co.kr

사진설명 : 전북 완주군 비봉면 원이전마을에 사는 박승희 씨(오른쪽) 부부.

"100살이 되더라도, 농사를 지어 쌀을 기부하고 싶습니다."


30여 년간 이웃에 쌀을 기부한 전북 완주군 비봉면 원이전 마을에 사는 농부 박승희 씨(74)가 최근 전주MBC 라디오 '전파사수'에 출연해 삶의 목표에 대해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 배고픔을 겪었던 서러움과 어머니에게 받지 못한 사랑이 오랜 기부의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씨는 "5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여동생과 밥 먹듯이 밥을 굶었다"며 "하늘이 빙빙 도는 기분을 느끼고, 사람을 분간하지 못할 정도"라고 회상했습니다.


그의 기부는 1990년대 어렵사리 갖게 된 논 8마지기(5300㎡)에서 신동진벼를 키워 쌀을 수확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박 씨는 '나같이 불행한 사람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에 이곳저곳 가리지 않고 수확한 쌀을 나눠줬습니다. 


마을에 경로당이 들어서고부터는 가정의 달인 5월과 혹서기인 7월, 연말인 12월에 해마다 정기적으로 쌀을 기부하고 있습니다.


그는 "되는대로 여기저기 나눠줘서 기부한 쌀이 얼마나 되는지 계산해 본 적이 없다"며 "누가 서운한 얘기를 해도 기부하고 나면 마음이 풀린다"고 말했습니다. 


박 씨는 흉작인 해에는 밭에서 나는 고구마와 감자를 팔아 쌀을 사서 기부했습니다. 


그는 완주 고산시장과 모래내시장에 장이 서는 날이면 채소를 판 돈으로 빵을 나눠주면서 '빵아저씨'라는 별명도 얻었습니다.


그는 "9만 원어치 빵을 사서 장날 오전 11시가 되면 빨간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빵을 나눠주고 있다"며 "기부는 습관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박 씨는 "안식구가 아파서 현재 혼자 농사를 짓고 있다"며 "농사일이 힘들지만, 몸이 따라준다면, 100살이 될 때까지 농사를 지어서 쌀을 기부하고 싶다"고 다짐했습니다.


(사진편집 : 유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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